장마철 시작됐지만…청주 맨홀 추락 방지시설 설치율 '4%'

전체 5만여개 중 설치 2100여개 불과…하반기 추가 설치

자료사진/뉴스1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었지만 충북 청주시의 맨홀 추락 방지시설 설치율이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시에 따르면 시 전역 맨홀은 상당구 1만 2175개, 청원구 9389개, 흥덕구 1만 9238개, 서원구 8800여 개 등 총 4만 9602개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추락 방지시설이 설치된 곳은 상당 701개, 청원 800개, 흥덕 282개, 서원 390개로 전체 설치율은 약 4.3%에 그쳤다.

앞서 2022~2023년 기준 청주시 전역의 맨홀 4만 9571개 중 638개만 방지시설이 설치돼 설치율은 1.28%에 불과했다. 올해 일부 지역에 추가 설치가 진행되며 상황은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전체 맨홀 대비 설치율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시는 올해 연말까지 2600여 곳에 맨홀 추락 방지시설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 시설은 성인 3명이 버틸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게 설계돼 2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으며 보행자 통행이 많은 인도를 중심으로 우선 설치된다.

맨홀 추락 방지시설 설치는 2022년 여름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폭우로 열린 맨홀에 40~50대 남매가 빠져 숨진 사고를 계기로 의무화됐다. 충북에서도 2023년 7월 괴산군에서 한 마을 이장이 맨홀 속 이물질을 제거하다 추락했고, 이를 구하려던 아들이 함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괴산에는 200㎜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각 구청은 반기당 4000만~6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개당 30만~50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시설을 추가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설치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설치 속도가 더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대비해 제주도는 전국에서 맨홀 추락 방지시설 설치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상습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집중관리구역을 설정해 지난해 기준 설치율이 61%를 넘어섰다. 이는 전국 평균 설치율 6~7%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청주시가 연말까지 추가 설치 계획을 반영해도 10%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조된다.

각 구청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상습 침수구역을 중심으로 예산을 확보해 맨홀 추락 방지시설 설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aguar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