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김문수 후보 방문 모습 보고 저도 찾아뵙고 싶었다"

옥천 육영수 여사 생가 이례적 방문…'보수 결집 우회 지원' 관측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충북 옥천군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장인수 기자

(옥천=뉴스1) 장인수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충북 옥천에 있는 모친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찾았다.

이날 오후 2시 10분쯤 생가를 방문한 박 전 대통령은 검은색 바지에 회색 상의 차림으로 타고 온 차량에서 내린 뒤 현장에 몰려든 수백명의 지지자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생가에 있는 육영수 여사의 추모관에서 참배하고 20여 분만에 현장을 떠났다.

27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충북 옥천군 고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해 영정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뉴스1 장인수 기자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과 옥천이 지역구인 박덕흠 의원, 서승우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이 동행했고, 이들과 인근 카페를 찾아 비공개 차담을 나누기도 했다.

생가를 떠나기 전 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며칠 전에 김문수 후보께서 이곳 옥천의 어머님 생가를 방문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오늘 이렇게 오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김문수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따듯하게 환영해 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남겼다.

한쪽에서 외부 일정을 극도로 자제해 온 박 전 대통령이 이날 공식 선거 운동 기간 첫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을 놓고 김 후보에 화답하며 막판 보수 결집에 나선 것이 아니겠느냐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문수 후보가 고 박정희·육영수 생가를 잇달아 찾았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며 전통 보수 지지층에 호소했다"며 "박 전 대통령도 화답하며 우회적으로 김 후보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본다"라고 해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지난 25일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은 지 이틀만이다.

김 후보는 육 여사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근혜 씨가)온갖 잘못된 거짓 정보로 덮어씌워 대통령직을 박탈당했다"라며 "불행한 일을 겪어 가슴이 매우 아프고, 명예가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육 여사의 생가 방명록에 '육영수 여사님, 사랑의 어머님'이라고 적었다.

박정희-박근혜 부녀와의 관련성을 부각하며 전통 보수층의 결집을 도모하는 행보를 보였다.

육영수 여사는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국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북한 공작원 문세광이 쏜 총탄에 맞아 서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육 여사의 서거 50주기를 하루 앞둔 8월 14일 옥천의 생가를 12년 만에 찾았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