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시장님께 더 가까이

 충주시 투자유치팀장 페이스북 캡처
충주시 투자유치팀장 페이스북 캡처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더 가까이 충주'를 시정 구호로 내세운 충주시에는 정작 시장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만 하려는 공직자들만 '더 가까이' 있는 모양이다.

2014년부터 내리 3선을 한 조길형 시장은 평소 행정에 공정을 강조하고 지역 경제도 살렸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이에 동의하지 않는 시민들이 많다.

충주시가 조길형 시장이 취임한 2014년부터 현재까지 12조 80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했다고 내세운 사례를 보자.

뉴스1은 최근 충주시의 투자유치 성과에도 불구하고 고용률이 도내 최저 수준이라며 원인을 분석해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실제 충주시 고용률은 시장이 취임한 10년간 도내 11개 시군 중 꼴찌 아니면 뒤에서 2~3 등이었다.

그러자 충주시 투자유치팀장은 '기자가 제목을 교묘하게 충주가 엉망인 것처럼 뽑았다'라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시했다. 충주처럼 인구가 많으면 단양처럼 고용률이 높은 지역보다 실제 고용된 수는 더 많다는 논리다.

하지만 충주보다 인구가 4배나 많은 청주시는 고용률이 충주시보다 높았다. 해당 기사의 제목은 <'투자유치와 관계없어' 충주시 10년째 고용률 최하위>다.

이번 사례는 충주시 공무원의 지나친 충성심으로 보인다. 투자유치팀장이라는 사람이 비판 기사를 쓴 기자를 자신의 SNS에 '함량 미달이라며 악의적'이라고 표현했다.

공인에 해당되는 충주시 6급 공무원의 이런 자세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내 보스에게 덤비면 내가 앞장서 처리한다는 조직의 세계를 보는 듯하다.

이런 일은 사실 예전에도 있었다. 충주시가 시민 여론도 듣지 않고 시민골프장을 추진하느라 약 4억 원 정도의 연구용역비를 쓰는 게 타당하냐는 기사를 쓰자, 홍보실 관계자가 광고를 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적이 있다.

막역하게 지내던 한 퇴직 국장은 '조 시장이 3선을 한 뒤 시민과 소통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한다'는 기자의 의견에 '시장을 비판하려면 만나지 말자'며 돌연 절교를 선언하기도 했다.

충주에는 예전부터 시장 측근들이 시장의 눈과 귀를 막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들 공무원들이 시민의 쓴소리를 시장에게 그대로 전달하는지는 의심스럽다.

충주시 행정을 감시할 충주시의회라는 곳에서도 제대로 된 견제를 기대하기 어렵다. 시장을 추종하는 일부 공무원과 눈이 맞아 시정 감시는 안중에도 없다는 게 시민의 지적이다.

입법, 사법, 행정과 함께 국가 권력의 4부로 불리는 언론도 마찬가지다. 시의원과 공무원 비위를 맞추려다 보니 비판 기사를 쓰는 기자를 찾기 어려운 게 어느 정도 사실이 됐다. 광고라는 자갈을 함부로 뱉지 못하는 구조 때문이다.

진실은 거북하다. 그러나 누군가는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시장의 공적 처신과 업적은 모두 시민을 위한 것이다. 그래야 시민들 마음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뉴스1 충북세종본부 윤원진 기자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