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하늘재…'관음서 미륵까지' 불교 전파된 고갯길 다시 주목

문경 관음리와 충주 미륵리…지명에 시공간 이동 의미
역사학자 "연구와 고증 거쳐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5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파된 고갯길 충주 하늘재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하늘재 미륵대원지.(충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5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파된 고갯길 충주 하늘재가 주목받고 있다.

충북 충주와 경북 문경을 잇는 고갯길 하늘재는 경부고속도로가 생기기 전까지 수천 년간 한양과 동래(부산)를 잇는 유일한 길이었다.

하늘재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녹아 있다. 마의태자와 덕주공주 전설부터 온달장군 일화까지 다양하다.

특히 하늘재는 도자기와 불교가 전파된 통로라 더욱 특별하다. 이름부터 문경의 관음리와 충주의 미륵리를 잇는 길이 하늘재다.

불교에서 관음불은 현세의 부처를 뜻하고, 미륵불은 미래에 중생을 구하는 부처를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하늘재를 단순히 백두대간 첫 고갯길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시공간의 이동으로 보자는 의견도 학계에서 나온다.

충주시와 문경시가 공동 추진한 하늘재 관광 활성화 연구용역에서는 하늘재를 스페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과 일본 다테야마 구로 베 알펜루트 등에 버금가는 장소로 봤다.

양 도시는 2020년 공동협력 업무협약, 2021년 하늘재 스토리텔링 발굴 등을 진행한 뒤 매년 하늘재에서 걷기 행사를 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불교문화 전파 순례길도 조성하기로 했다.

불교 순례길 조성에는 양 도시의 노력과 함께 불교계의 지원과 자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늘재를 중심으로 충주와 문경의 불교 콘텐츠를 접목해 단계적으로 길을 확장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충주만 해도 하늘재를 지나면 왕의 온천 수안보와 국보 6호 탑평리칠층석탑을 만날 수 있다. 조금 더 가면 조선시대 수운 물류의 중심지였던 목계나루와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삼등산(천등산, 지등산, 인등산)과 이어진다.

충주시는 지난해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올해부터 3년간 200억 원을 들여 문화사업을 추진한다.

전홍식 역사학자는 "인근 덕주사와 대광사 등 사찰만 연결해도 흥미로운 불교 로드가 될 것"이라며 "철저한 연구와 고증을 거쳐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늘재는 해발 523m의 고갯길로 한국관광공사는 전국 걷기 여행길 중 하나로 소개하기도 했다.

문경의 관음리와 충주의 미륵리를 잇는 고갯길 하늘재 풍경.(충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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