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직후 사태 파악한 도지사·청주시장…중대시민재해 1호 되나

충북도·청주시 수차례 위험 경고에도 조치 없어
궁평2지하차도 공중이용시설…'관리 결함' 쟁점

지난 15일 오전 8시37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청주~오송 철골 가교 공사 현장 45m 구간에서 제방 둑이 터지면서 강물이 지하차도로 흘러들었다. 지하차도에 순식간에 물이 차면서 도로를 지나던 차량 17대가 고립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발생 나흘이 지나는 가운데 사고를 막지 못한 충북도와 청주시를 향한 비난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사고가 난 15일 새벽부터 수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가볍게 여기거나 인지조차 못했던 행적을 두고 비난 여론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사고 당일 관할 지자체장인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은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참사를 비롯해 미호강 유역의 심각함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관리 및 통제 권한이 있는 김영환 지사는 사고 직후인 이날 오전 8시45분에서 8시55분 사이 유선으로 발생 사실을 보고 받았다. 이때 김 지사는 괴산댐 월류 위험으로 괴산군 현장에 있었다.

사고 발생 이전까지 충북도는 미호강 범람 등 사고 지점 인근이 얼마나 위험한 수준인지 파악조차 못했다.

경찰에 미호강 범람 가능성과 지하차도 침수 위험을 신고했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한 직원은 이날 오전 6시30분쯤 2차례에 걸쳐 충북도에 미호강 범람 위험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

도로 통제 권한은 없으나 관할 지자체로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어야 할 청주시의 이범석 시장도 사고 직후에야 보고받았다.

뉴스1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금강홍수통제소가 오전 4시10분 미호강에 홍수경보를 발령했으나 청주시는 이날 오전 6시가 넘어서야 직접적으로 미호강 범람 위험 소식을 들었다.

여러 차례 위험을 통보받았음에도 청주시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고 직전과 직후 시내버스를 궁평2지하차도로 우회시키는 등 상황 파악에 안일한 모습이었다.

특히, 전달받은 미호강 범람 위험을 도로 통제 권한이 있는 충북도에 알리지도 않았다.

이 시장도 사고 직전까지 시내권 다른 수해 현장에 가 있는 등 도심 외곽은 관심에서 멀어졌다.

시는 사고 발생 6시간여 전인 15일 오전 2시15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3단계 운영으로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나섰으나 참사를 막지 못했다.

19일 오전 충북 청주시의 한 견인차량 보관소에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현장에서 견인된 차량들이 보관돼 있다. 2023.7.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양 기관의 소극적인 태도로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도로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중대시민재해 1호'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이나 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사고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10명 이상,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 10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시민재해 요건을 갖춘다.

터널구간이 연장 100m 이상인 지하차도, 연장 300m 이상 지방도·시도·군도·구도의 터널 등을 공중이용시설로 보는 것을 고려하면 전장 685m의 궁평2지하차도는 공중이용시설이다.

즉, 중대시민재해로 볼 요건이 모두 갖춰지는 셈이다.

쟁점은 궁평2지하차도의 설계·관리상 결함이다.

일각에서는 충북도와 청주시가 사전에 도로를 통제하지 않은 점을 두고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관리상 결함을 주장하고 있다. 시설물안전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관리주체는 시설물의 중대 결함 등을 통보받는 등 시설물 구조상 공중의 안전한 이용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시설물의 사용제한·사용금지·철거, 주민대피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충북도와 청주시는 '안전한 이용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다.

현재 국무조정실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수사본부'를 꾸린 충북경찰도 이 부분을 면밀히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조정실은 최근 청주시청 안전정책과, 하천과, 대중교통과 등 참사 관련 전 부서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수사본부는 차량 블랙박스 및 CCTV 분석, 주민 탐문조사, 생존자 진술조사 등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한 조사 중이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번 오송 참사를 인재로 규정하고, 19일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 행복청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오전 8시45분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청주~오송 철골 가교 공사 현장 45m 구간에서 제방 둑이 터지면서 범람한 강물이 지하차도에 가득 찼다.

하천물 6만여톤이 지하차도 내부로 순식간에 들어차면서 차량 17대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등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6일 오전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가 수색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방청 제공) 2023.7.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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