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강수량 평년보다 10분의 1 뚝…바짝 마른 충북의 봄

청주 7.5㎜ 기상관측 이래 최저…농작물 작황부진 등 피해
도내 저수지 187곳 평균 저수율 양호…일부 심각·경계단계

봄철 가뭄 피해를 예방하려면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비닐을 잘 덮어주고, 생육이 좋지 않을 때는 비료(요소)를 공급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제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지난겨울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리면서 충북도내 곳곳이 가뭄 피해로 신음하고 있다.

일부 시·군에서는 벌써 농작물 작황 부진이나 식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크고 작은 화재도 잇따른다.

◇평균 강수량 뚝…'청주 7.5㎜' 기상관측 이래 최저

7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겨울(2021년 12월~올해 2월) 도내 평균 강수량은 제천 16.3㎜, 보은 15㎜, 충주 11.9㎜, 괴산 11㎜, 진천·음성 9.5㎜, 청주 7.5㎜, 영동 7㎜, 옥천 6.5㎜, 증평 5.5㎜, 단양 5㎜다.

평년과 비교하면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청주는 기상관측이 이뤄진 1973년 이후 가장 적은 비가 내렸다.

가뭄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기상지청이 발표한 3개월 전망을 보면 이달과 다음 달 예상 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이 각각 40%다.

기상당국 관계자는 "지난 겨울부터 이렇다 할 비가 내리지 않아 마르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봄에도 비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게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9시4분쯤 단양군 적선면 하진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산림청 제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바짝 마른 날씨…농작물 작황부진·물 부족·화재 피해↑

보은과 옥천, 영동에서는 겨울 가뭄에 따른 농작물 작황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가을에 파종해 노지에서 겨울을 나는 월동작물을 재배하는 농가 피해가 크다. 대표적인 월동작물인 마늘과 양파는 출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보은군 탄부면에서 마늘 농사를 하는 구모씨(68)는 "시기적으로 마늘대가 어른 손가락보다 더 굵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서 "겨울 가뭄 탓에 농가마다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옥천군 이원면에서 양파를 재배하는 최모씨(63)는 "가뭄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칠 처지"라며 "월동작물 작황 부진이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관계기관이 가뭄 해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 부족 현상도 우려된다. 상수도 대신 계곡물이나 지하수를 사용하는 오지마을은 가뭄이 지속하면 식수난을 겪을 수 있다.

이미 일부 마을에는 급수 지원이 이뤄졌다. 일례로 제천시 송학면 송한 1·2리 46가구(주민 131명)에는 지난달 식수가 공급됐다. 현재는 식수난에 대비해 마을 저수통(저장용량 50톤)에 물을 저장·관리하고 있다.

오랫동안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화재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25일 영동군 학산면 황산리 한 임야에서는 아궁이 불씨 취급 부주의로 추정되는 불이 나 임야 약 2000㎡가 탔다.

같은 달 21일 청주시 비하동 부모산에서도 불이 나 임야 2000㎡가 소실됐다.

충북소방본부가 집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전날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들불은 모두 29건이다.

유형별로는 산불 13건, 들불 16건이다. 피해 면적은 4만2628㎡로 축구장 6개 규모 산림과 임야가 불에 탔다.

충북 보은 궁저수지 자료사진.(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도내 저수량 여유 속 일부 '심각' 단계…"안심할 단계 아냐"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도내 저수율이 평년과 비교해 다소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7일 기준 도내 저수지(187곳) 평균 저수율은 89.6%다. 전년(91.3%)보다는 낮으나 평년 저수율 80.4% 보다는 높다.

지역별 저수율을 보면 △청주(17곳) 97.5% △충주·제천·단양(37곳) 97.1% △옥천·영동(46곳) 93% △괴산·증평(28곳) 91.9% △음성(32곳) 86.4% △진천(9곳) 83% △보은(18곳) 81.4%이다. 대부분 지역 저수율이 평균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일부 농업용 저수지는 저수율이 40% 아래에 머무르고 있다.

괴산군 불정면 만년저수지는 평년 저수율(96.4%) 대비 34.1%를 기록, 심각 단계로 분류됐다.

제천시 산곡동 용하저수지와 증평군 도안면 영수저수지는 평년과 비교해 저수율이 40~50%에 불과, 경계 단계에 포함됐다.

농가에서는 가뭄 현상이 더욱 악화될 때를 대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증평지역 농민 손모씨(44)는 "저수량이 많아 아직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심각해질 때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미리 가뭄 장기화 대책을 세워 농업 등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a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