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 10대뉴스] 혼돈의 2021…'불안·분노·희망' 공존

코로나19 사태 2년째…피폐하고 불안한 삶의 연속
세상 등진 어린 죽음·버려진 여린 생명 '가슴 먹먹'

편집자주 ...새희망으로 부풀었던 2021년이 열두달 360여일을 돌아 어느덧 끝자락이다. 뒤돌아보면 참으로 고된 세월이었다. 2년째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삶을 더 피폐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몹쓸 어른의 욕망에 세상을 등진 어린 죽음과 태어나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진 여린 생명의 사투는 우리네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암울하기만 했던 시절 고국을 떠나 오갈 데 없던 아프간인을 넉넉히 품은 인류애는 희망을 그릴 수 있는 빛이었다. 흘러간 2021년을 10대 뉴스로 되돌아봤다.

변산반도 일몰 ⓒ News1

(청주=뉴스1) 지역종합

◇감염병 전쟁…코로나19 확산에 AI·ASF까지 창궐

올해 충북은 1년 내내 감염병과 전쟁을 치렀다. 코로나19가 2년째 곳곳을 휩쓸었고,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창궐해 어려움이 가중됐다.

충북의 코로나19는 지난해 2월 증평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올해도 멈출 기미 없이 확산했다. 누적 확진자도 어느새 1만명이 훌쩍 넘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3차 대유행이 올해 1~2월 들어 누그러들며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으나 4차 대유행이 시작된 7월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외국인이 주로 일하는 사업장과 학교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폭발했고,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하면서 폭발적인 확산세가 이어졌다.

이런 확산세가 6개월 가까이 계속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지난 12월15일 처음으로 1만명을 넘었다. 도내 첫 창궐 이후 22개월 만이었다. 사망자도 100명을 훌쩍 넘겼다.

12월 들어서는 상황이 더 심각해져 지난 15일 역대 최다인 149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연일 역대급 확진자를 기록하는 확산세로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내 중북부지역을 중심으로 AI와 ASF 등의 가축 전염병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사방에서 감염병과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정정순 낙마-윤갑근 구속…요동친 정치권

정정순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왼쪽)과 윤갑근 전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 ⓒ News1

충북 청주의 정치 1번지인 상당구를 기반으로 활동한 여야 정치인들의 수난이 이어졌다.

지난 총선에서 당선한 정정순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고, 회계책임자의 유죄 확정으로 결국 의원직을 잃었다.

보석 상태서 의원직 유지와 상관없이 항소심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정 전 의원과 맞대결한 윤갑근 전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 역시 라임로비 의혹으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나마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곧바로 석방됐다. 그는 청주 시민을 위해 일하고자 하는 목표에 변화가 없다며 상당 재선거 출마를 시사했다.

◇안 싸운 곳이 없다…충북 1년 365일 갈등

무상급식 예산 삭감을 규탄하는 충북학부모연회회 기자회견 ⓒ News1

충북은 올해 유난히 갈등이 많았다.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의 무상급식 예산분담과 영유아재난지원금, 자치경찰, 충주라이트월드까지 다양하다.

특히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의 소통 부재에 따른 갈등이 단연 눈에 띈다. 무상급식 갈등은 도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축소하며, 영유아재난지원금 갈등은 교육청이 협의도 없이 예산을 세우며 촉발됐다.

결과적으로 무상급식이나 영유아재난지원금 갈등은 여러 차례 진통 끝에 봉합됐지만, 학부모들은 교육 예산을 놓고 다투는 두 기관을 거세게 비판했다.

충북도는 자치경찰 사무범위 등을 개정할 때 경찰청장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 조례 문구로 충북경찰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해당 문구는 결국 '청취한다'로 변경됐다.

청주와 음성은 천연가스발전소 논란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충주는 라이트월드 사태로 충주시와 라이트월드 상인 간 갈등이 1년 내내 계속됐다.

◇충청권메가시티 '본격화'…청주도심 광역철도 '미완성'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광역철도 쟁취 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 ⓒ News1

충청권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충청권메가시티가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하지만 메가시티 완성을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충청권광역철도는 미완성 상태다.

대전과 세종, 청주를 잇는 광역철도 노선은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지만, 충북도 등 지자체가 지속 요구해온 청주도심를 통과하는 노선은 반영되지 않았다.

경제성과 지역발전 영향 등을 따져 기존 노선 활용과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노선 중 최적안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충북도는 연내 노선 조기 확정 또는 대선 전 확정을 위해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고 있으나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선은 정부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결과가 도출되는 내년 말에야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치안 패러다임 국가→지방…충북형 자치경찰 출범

충북 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 ⓒ News1

2021년은 충북형 자치경찰 시대가 열린 해다. 창설 76년 만에 경찰 조직은 국가경찰과 수사경찰, 자치경찰로 분리됐다.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치경찰은 각계 인사로 구성한 자치경찰위원회 지휘·감독을 받는다. 치안 패러다임이 국가에서 지방으로 전환된 것이다.

충북형 자치경찰은 연착륙하고 있다. 출범 6개월이 지난 시점, 다양한 주민 밀착형 정책으로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다.

자치경찰이 중점 추진하는 치안 정책은 우수 사례로 꼽혀 다른 시도 자치단체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산물 도난 예방 대책이다. 도농 복합지역인 충북에 딱 맞는 치안 정책으로 농산물 절도 발생 건수 감소와 절도 사범 검거 건수 증가 성과를 거뒀다.

아동학대 예방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 보호활동,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도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

물론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하나가 부족한 재정이다. 기존 경찰사무 일부가 시도자치경찰위원회로 이관·이양된 만큼 재정지원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원화 모델 전환, 명확한 규정·지침 마련도 과제다.

◇투기·납품비리 충북 공직·정치권 '쑥대밭'

공직자 투기 의혹이 일었던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사업지에 들어선 벌집 ⓒ News1

올해 3월부터 우리나라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 의혹이 거세게 일었다. 정부의 수도권 3기 신도시 추가 선정이 도화선이 됐다.

불똥은 전국으로 튀었다. 충북 역시 마찬가지였다. 충북경찰청이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을 꾸려 집중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도내 산업단지 예정지를 대상으로 투기 정황이 있었는지 들여다봤고, 충북도를 비롯한 지자체도 스스로 의혹을 벗으려 자체 조사에 나서 경찰에 힘을 보탰다.

그 결과 공무원 4명, 지방의원 3명, 공공기관 직원 1명, 일반인 24명 등 32명을 적발했다. 하지만 초기 파장에 비하면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충북도교육청은 한 시민단체가 지난해 2월 김병우 교육감을 배임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납품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았다.

1년이 넘는 수사 끝에 청주지검은 9월 납품비리 의혹에 연루된 브로커를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최근 있었던 재판에서 추징금 4억457만원과 함께 징역 4년이 구형됐다.

사건의 핵심인 김 교육감과의 연관성은 드러난 것이 없었다. 현재 김 교육감은 고발인 등을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맞서고 있다.

◇'패륜에 간첩단까지'…충북 엽기적 사건사고 얼룩

자신이 낳은 아기를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 News1

2021년 역시 엽기적인 사건으로 얼룩진 한 해였다. 성범죄를 당한 여중생 두 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가 하면 탯줄도 채 떨어지지 않은 신생아가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때아닌 간첩단 사건도 터져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지난 5월 청주시 오창읍 한 아파트 옥상에서 중학교 2학년 여학생 2명이 몸을 던져 숨졌다. 이들은 성범죄 피해자였다. 범인은 숨진 여학생 중 한 명의 의붓아버지다. 결국 강간치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면수심의 범죄자는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8월에는 청주시 흥덕구 한 식당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탯줄이 달린 신생아가 발견됐다. 몸 곳곳에 상처가 나 부패한 상태로 구조된 아이는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핏덩이를 비정하게 버린 범죄자는 다름 아닌 친모였다. 천륜을 거스른 범죄자에게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같은 달 청주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던 시민단체 활동가 3명과 인터넷 매체 대표 1명이 안보당국에 붙잡혔다. 혐의는 국가보안법 위반. 이들은 2017년 5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과 만나 비밀 지하조직 결성 지령을 받고 같은 해 9월 충북동지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북한 대남혁명전략과 동일한 사상을 학습하고 F-35A 스텔스 전투기 반대 활동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북한으로부터 공작금 2만 달러를 수수하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도 있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품은 충북…전국서 찬사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야외활동을 하는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 ⓒ News1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임시생활을 했던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91명을 품은 진천군이 국격을 높였다.

입국을 앞두고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정부 지원과 국민 성원의 명분과 실리를 챙기면서 지역 이미지를 한층 높이는 계기도 됐다.

지난 8월25일 아프간을 탈출해 26일 한국에 도착한 이들은 2달 동안 인재개발원에 머물면서 한국 적응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진천에서 1단계 교육을 마치고 지난 10월27일 여수로 떠난 이들은 서툰 한국말로 "한국 감사합니다"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이 머무는 동안 전국에서 진천을 향한 찬사가 이어졌다. 이른바 '돈쭐'(돈+혼쭐) 응원으로 진천군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진천몰'은 주문이 폭주해 운영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아프간인들이 머문 8월26일부터 10월27일까지 '진천몰'의 매출액만 198억2280만원에 달했고, 전국에서는 성금(5548만원)과 후원물품(6025만원)을 기부해 힘을 보탰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시대 도래…출범 준비 분주

충북도의회와 충북도의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 ⓒ News1

충북도의회와 11개 시군의회는 지방의회 부활 30년을 맞은 올해 '인사권 독립'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 이뤄지면서 의회사무처 조직을 집행부에서 분리하는 인사권 독립이 2022년 1월13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앞으로 지방의회가 직원들의 승진은 물론 정책지원 전문인력인 정책지원관 등의 채용을 비롯해 독립적인 인사권을 보장받게 된 것이다.

도의회와 11개 시군의회는 관계 법령의 재·개정 등 후속 조치 마련을 위해 실무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올해 1년을 인사권 독립 시행 준비에 집중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따른 의회 인사권 독립, 자치분권 확대 등 변화하는 의정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변환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도의회는 충북도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고 인사권 독립의 성공적인 안착과 두 기관의 효율적인 인사운영의 토대도 마련했다.

하지만 적잖은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선출직 의원들의 이른바 내 사람 심기와 같은 특혜성 인사 등의 우려도 있어 제도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세종 국회의사당 건립 가시화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확정을 알리는 현수막 ⓒ News1

국회가 지난 9월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세종 분원이 가시화됐다.

현재 '세종의사당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과 '국회 운영 효율성 제고 방안 용역' 2건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의사당 건립에 대비해 '행복도시건설 기본계획 및 개발계획 변경'을 추진한다.

의사당 건립에 따른 변화된 도시기능, 특별관리구역 지정, 주택 1만3000호 추가공급 등의 환경변화를 예상한 도시건설 3단계 개발 방향이 기본계획 및 개발계획에 담길 예정이다.

세종의사당 건립에 따른 직접적인 생산유발 효과는 전국적으로 75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시가 주관하고 더불어민주당 국회세종의사당추진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전망이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온전한 의사당이 아닌 분원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분원으로 이전할 기능에 대한 여러 가지 대안이 나오고 있으나 상임위원회와 사무처 일부만 이전했을 경우 세종이 아닌 여전히 '여의도' 중심의 반쪽 의사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지역사회에서는 법사위와 운영위 등 국회 핵심 기능을 세종으로 이전해 동등할 정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sedam_081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