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채워라 vs 뒤로 채워라'…경찰 안팎 수갑 사용방식 갑론을박

청주 지구대서 피의자 도주사건 발생…수갑 사용 두고 논란
"공권력 강화 차원 뒷수갑 필요"에 "피의자 인권도 중요" 반론

수갑 자료사진.(News1 DB).(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청주=뉴스1) 조준영 기자 =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피의자 도주 사건(뉴스1 7월 28일 보도)을 계기로 경찰 안팎에서 수갑 사용 방식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피의자를 속박할 때 수갑을 앞으로 채우느냐 뒤로 채우느냐를 놓고 벌어진 논란으로 접점이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인권 보호를 명목으로 이른바 '앞수갑'을 채워야 한다는 의견과 공권력 강화 차원에서 '뒷수갑' 방식을 적극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충한다.

28일 오전 3시5분쯤 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에서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혐의를 받던 카자흐스탄 국적 불법체류자 A씨(25)가 도주했다.

A씨는 기초 조사를 받은 뒤 경찰서로 가는 호송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 동행 경찰관 2명을 밀치고 달아났다.

경찰관들이 곧바로 뒤따라갔으나 A씨가 완강히 저항하면서 제압에 실패했다. 당시 다부진 체격인 A씨는 손을 앞으로 모아 수갑을 찬 상태에서 경찰관과 격투를 벌였다.

도주 6시간 만에 지구대 주변 우거진 풀숲에서 검거된 A씨는 2차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큰 인물이었다.

그는 이날 헤어진 여자친구와 만남을 시도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무면허 혐의로 체포된 상태였다.

피의자 도주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허술(?)한 수갑 사용을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모든 피의자는 체포하는 순간부터 도주하거나 항거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죄의 경중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 뒷수갑을 채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수갑까지 채웠는데도 경찰과 격투하고 도망갔다. 인권, 인권 내뱉더니 이제는 외국인도 우리 경찰을 호구 아닌 물로 본다"고 힐난했다.

수갑 사용 방식 강화 주장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부작용에서 비롯한다.

그동안 경찰은 인권 보장 차원에서 수갑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하지만 충북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피의자 도주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해 4월 청주상당경찰서 분평지구대에서는 불법 마사지 업소에서 일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붙잡힌 태국 국적 불법체류자 30대 여성이 도주했다.

당시 수갑을 차고 있던 여성은 "손목이 아프다"고 엄살 부려 속박에서 풀려난 뒤 그대로 지구대를 빠져나갔다.

반면 피의자에게 뒷수갑을 채우는 일을 심각한 인권 침해로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피의자 신체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견해다.

실제 뒷수갑 사용 문제를 지적하는 진정이 잇따른다. 주로 피의자나 그 가족, 인권 단체를 통해 제기된다.

앞서 2017년 4월 청주에서는 업무방해로 혐의로 붙잡힌 40대 여성이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뒷수갑을 사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진정을 받는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기관 역시 뒷수갑 사용을 과도한 경찰 장구 사용으로 보고 주의 처분을 내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경찰관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권고하기도 한다.

수갑 사용 방식 논란을 지켜본 도내 한 지구대 경관은 "청주에서 벌어진 피의자 도주 건은 분명 잘못된 부분은 맞다"면서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피의자를 강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찰은 인권 보호차원에서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위험성이 없는 피의자에게 뒷수갑을 채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문제는 위험성 판단을 경찰관이 직접 해야 하는데, 일이 생기면 결과론적으로 그 책임이 고스란히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rea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