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000억대 충주 A신협에서 벌어지는 진실게임 왜?

총회 감사보고서 이사회가 직접 반박…공정성 논란 일어

10일 충북 충주의 한 신협에서 감사보고서에 이사회가 의견을 달아 조합원에게 배포하는 일이 발생해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이사회 의견이 달린 감사보고서.(독자 제공)20201.3.10/ⓒ 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서민금융기관을 자처하는 신용협동조합에서 감사와 이사회가 조합 현안에 관해 공개적으로 다른 의견을 내놔 논란이다.

10일 충주 A신협 조합원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총회 자료 중 '감사보고서 의안'에 2020년도 감사총평과 이사회의 답변이 나란히 실려 배포됐다.

감사가 자체 감사한 내용과 후속 조치 진행 상황을 밝힌 것에 대해 이사회가 감사 총평을 직접 반박하는 내용을 감사보고서 의안에 삽입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사회가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조합원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게 조합원들의 지적이다.

법규상 감사보고서는 감사의 권한과 책임으로 총회에 제출한다.

조합원들은 같은 현안에 대해 감사와 이사회 의견이 서로 다르면 한 쪽이 조합 운영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셈이어서 신협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일이 지난해에도 있었고, 감사총평에 조합의 이익조정 의혹과 조합비용의 부당지출 등에 대한 내용이 여러 건 들어 있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인 신협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대부분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혀야 하는 사안들이다.

감사총평은 △이사장 출무실비 미정산 △이사장 근저당설정 용역비 수수 △대손충당금 이익조정 정황 등을 담았다.

이 감사보고서는 총회에서 조합원 승인을 받았다.

뉴스1 취재 결과 A신협 감사들은 지난 2일 이사회가 감사보고서 의안에 별도 의견을 실은 행위에 대해 신협중앙회에 부문검사를 긴급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A신협 총회자료에 대해 조합원 B씨는 "어찌 됐든 이사회가 감사보고서 승인을 방해할 목적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감사와 이사회 중 누구 말이 맞는지, 자산 2000억원에 1만 조합원을 가진 신협이 조합원을 속이는 일이니 철저히 가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협중앙회 충북지부도 이사회 의견을 감사보고서 의안 안에 수록하는 일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봤다.

충북지부 관계자는 "중앙회 판단을 받아봐야 하는 사안으로 보인다"면서 "관련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