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 공천' 탓 충북도의원 재보선…도덕성 강화할까
민주·한국당, 위법행위 논란 불구 공천 강행… 결국 3명 낙마
선거경비 7억 도민 혈세로 부담…"원인 제공 정당 무공천해야"
- 송근섭 기자
(청주=뉴스1) 송근섭 기자 = 21대 총선과 함께 실시되는 충북도의원 재보궐선거가 오는 3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전직 도의원들의 잇단 불법행위로 혈세 7억원을 들여 역대 최대 규모의 재보선을 치르게 된 만큼 각 정당이 도덕성 등 후보 공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4월 15일 도내 3개 선거구에서 충북도의원 재보선이 실시된다.
청주시 우암·내덕·율량사천동(청주10), 영동군 영동읍·양강면(영동1), 보은군에서 도의원을 새로 뽑는다.
이번 재보선은 전직 도의원 3명이 공직선거법 위반·뇌물수수 등 혐의로 낙마하면서 실시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임기중 전 도의원은 박금순 전 청주시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 명목의 20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같은 당 소속의 하유정 전 도의원은 선거구민으로 구성된 산악회 야유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벌금 100만원에 처해졌다.
자유한국당 소속이던 박병진 전 도의원은 2016년 10대 도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지지를 부탁하는 동료 의원에게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이 확정됐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지방선거 전부터 재판이 진행 중이었거나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었다.
당선 이후 중도 하차라는 결과를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민주당과 한국당은 이들의 공천을 강행했고, 결국 임기 1년~1년 5개월 만에 3명이 줄줄이 중도 하차했다.
도의원 임기 도중 3명이 사법처리로 낙마한 것은 도의회 역사상 가장 많은 규모다.
결국 이들의 불법행위와 각 정당의 무책임한 공천으로 수억원의 혈세를 들여 도의원 3명을 새로 뽑게 됐다.
선관위는 총선에 투입되는 공통경비를 제외하고 이번 도의원 재보선에 충북도가 부담해야 할 경비만 약 7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청주가 1억4459만원, 영동 9877만원, 보은 4억4234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재보선 실시 경비·선거비용 보전액은 모두 도민의 혈세로 부담하게 된다.
이처럼 적지 않은 혈세를 들여 재보선을 치르게 된 만큼 각 정당이 어느 때보다 '책임 공천'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다시 불법행위로 인한 중도하차와 재보선이 반복되지 않도록 후보자 공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일부 지역에서 거론되는 출마예상자들은 과거 사법처리 이력과 물의를 일으켰던 행동 등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각 정당이 2018년 지방선거 때 보였던 공천 행태가 이번 재보선에서도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각 정당은 정치권에 불어 닥친 '미투 파문' 등으로 도덕성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앞다퉈 발표했다.
그러나 정당 공천을 받은 후보의 약 40%가 전과기록을 갖고 있었고, 전과가 4~5건에 달하는 사례도 있는 등 도덕성 강화는 공염불에 그쳤다.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도 각 정당은 도덕성 등 검증 강화를 외치고 있다.
민주당은 아예 예비후보 등록 전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심사를 받도록 하고, 범죄이력이나 해당행위 등 결격 사유가 있는 출마예정자들을 사전에 제외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한국당은 아직 총선·재보선 공천기구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중대범죄·비리 연루 인물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2018년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서 드러났듯, 이번 재보선에서도 당선 가능성만을 고려한 '무원칙 공천'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부실 공천과 재보선 유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각 정당이 '무공천'으로 유권자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최진아 시민자치국장은 "도덕성을 갖춘 후보를 공천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고, 재보선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해당 지역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또 이런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고, 이는 유권자를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songks85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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