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LNG발전소 논란 충북도·도의원으로 확산(종합)

박문희 의원 "주민 몇 사람 때문에 도 경제 흔들려서야"
환경단체, 규탄 기자회견…충북도에도 입장 표명 촉구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일 도의회에서 박문희 의원(맨 왼쪽)을 항의방문해 청주 LNG발전소 건립 관련 입장을 묻고 있다. 2019.12.2 ⓒ 뉴스1

(청주=뉴스1) 송근섭 기자 = SK하이닉스의 충북 청주 LNG발전소(스마트에너지센터) 건립을 둘러싼 논란의 불씨가 충북도와 일부 도의원에게도 번졌다.

충북도와 박문희 도의원이 LNG발전소 건립을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자 지역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는 2일 도청에서 충북도와 박문희 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박문희 의원의 '(LNG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아파트 주민 몇 사람 때문에 우리 도의 경제가 흔들려야 되느냐'는 발언은 주민을 비하하고 도의원 신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찬성(12.4%)의 4배에 가까운 45.2%가 반대했고, LNG발전소 건설 사실을 알고 있는 60.4%가 반대하는 등 청주시민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다"며 "이런 의견조차 모르면서 무슨 도의원을 한다는 것인지 한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수 의견을 소수라고 축소하는 것도 모자라 소수 의견은 무시해도 된다는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지방의원으로서 함량 미달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주민 의견을 대변하기는커녕 기업의 이익과 행정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은 충북도민에게 불행"이라고 덧붙였다.

박문희 의원은 지난달 11일 충북도 경제통상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LNG발전소 건립 갈등에 충북도가 뒷짐을 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35조원 투자와 관련해 충북도가 LNG발전소 건립 등 인프라 조성에 협조하기로 한 것 아니냐면서 "기업과 관청 간의 약속일지라도 신뢰감을 못준다면 어떤 기업이 우리 도에 와서 똬리를 틀고 앉겠느냐"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발전소를 짓는데 도움주기로 했으면 충북도나 청주시에서 해주는 것이 맞다. 아파트 주민 몇 사람 때문에 충북도의 경제가 흔들려야 하느냐"는 발언이 나왔다.

대책위는 또 박 의원 발언 중 "LNG발전소 짓는데 도움을 주기로 했으면 해줘야 하는 것이 맞다"는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충북도와 SK하이닉스 간 '이면 협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LNG발전소 건설에 특별한 입장을 이야기하지 않았던 충북도가 SK하이닉스와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조속히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LNG발전소 환경영향평가 초안과 공청회에서 밝혀졌듯 발전소 건설로 주민들의 환경 피해가 심각하다"며 "충북도는 주민 건강과 환경을 지키는 역할을 할지,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지자체로 전락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가 2일 도청에서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과 관련해 충북도와 박문희 도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9.12.2 ⓒ 뉴스1

기자회견을 마친 대책위는 박문희 의원을 항의 방문하고 행감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과 대책위 관계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 의원은 대책위의 항의서한을 끝내 받지 않았다.

대책위는 도청 비서실을 통해 이시종 충북지사에게도 LNG발전소에 대한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충북도 관계자는 "(발전소 건립과 관련한 이면협약은) 절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기업이 오는데 필요로 하는 정주여건·인프라는 어떻게 해서든 잘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MOU(양해각서)에도 포괄적으로 적극 도와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충북도에서 구체적으로 행정행위를 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기업에서 (발전소 등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데 찬성을 하지 않으면 다른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우리는 그런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청주시 흥덕구 테크노폴리스 3차 개발부지 내 5만4860㎡에 스마트에너지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설비용량 585㎿(스팀 150톤/h) 규모의 열병합발전소로, 2022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약 8000억원이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주민설명회와 공청회에서 나온 주민의견을 반영해 이달 중 산업통상자원부에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songks85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