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쓰레기소각장 천국된 이유는…“전국 18% 차지”

청주시 “사통팔달 교통망 때문” vs 시민단체 “소극행정 탓”
3곳 몰린 북이면 암 공포 확산…규제강화 조례 제정 등 주문

2017년 발생한 청주광역쓰레기매립장 화재 사고. (자료사진) ⓒ News1

(충북 청주=뉴스1) 장동열 기자 = ‘맑은 고을’로 불리는 청주(淸州)가 쓰레기소각장 ‘천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소각장 난립이 미세먼지를 악화시키는 주범 중 하나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24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에는 민간 폐기물 중간처분업 소각업체 6곳이 밀집해 있다. 이들 업체의 하루 소각용량은 1448톤으로, 2016년 현재 전국 중간처분업 소각장 68곳 전체 소각용량(7970톤) 대비 18% 수준이다.

이런 수치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청주의 면적은 940.3㎢로 대한민국 면적(10만364㎢)의 0.89%에 불과하다.

이처럼 청주에 소각시설이 밀집된 것은 외형적으로는 사통팔달의 도로교통망을 갖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 관계자는 “소각업체들은 처리할 폐기물을 전국 곳곳에서 가져오는데 (청주가) 국토의 중심에 있고 교통이 편리하다보니 청주에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주보다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 많아, 표피만 훑는 분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보다는 청주시의 소극적인 환경행정이 화를 불렀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박완희 청주시의원은 “대기오염 지역 총량제 등 청주시만의 조례를 제정해서라도 심각한 소각장 문제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공론화해 환경부나 국회의 법 개정을 이끄는 등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의원은 그동안 소각장 난립의 심각성을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

문제는 청주시와 시의회가 갑론을박을 하는 사이 주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성안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조치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2019.1.15/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실제 소각시설이 3곳이 자리한 청원구 북이면의 주민들은 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북이면 주민협의체에서 소각장 주변 19개 마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최근 10년 새 폐암, 후두암 등 암 질환으로 사망한 주민이 6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원보건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북이면에 거주하는 재가 암 환자는 45명으로, 청원구 재가 암 환자(119명)의 22.6%를 차지한다.

북이면 인구(4900여명)는 청원구(19만2700여명) 전체 인구의 2.5%에 불과하다. 인구대비 10배가량의 암 환자가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발암물질의 일종인 다이옥신과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이 배출된다며 자체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환경오염, 미세먼지 주범인 소각장이 넘쳐나는데도 청주시가 행정난맥상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다”며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체 허가 요건만 되면 안 해줄 수 없다는 논리인데 이대로는 안된다. 소각량 총량제 등 규제할 수 있는 자체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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