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박근혜 동상’ 내년에도 안 세운다

충북도, 예산 편성 無… 대신 임시정부 기념사업 추진
이승만~이명박 전 대통령은 동상·길 등 조성 ‘대조’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 대통령광장에 이승만 초대 대통령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본인의 이름을 딴 ‘대통령길’에 동상이 설치됐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 동상 설치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News1 송근섭 기자

(충북·세종=뉴스1) 송근섭 기자 = 역대 대통령들의 동상·기록물 등을 전시하고 있는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내년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사업은 추진되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에 따르면 내년도 청남대 관련 예산을 약 109억원 규모로 편성해 최근 충북도의회에 제출했다.

이 예산안에 박 전 대통령 동상·기록물 설치 등과 관련된 사업비는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으로 물러난 지 250일이 지났지만 아직 기념사업을 추진할 만한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박 전 대통령의 기념동상을 세우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보인다.

또 전직 대통령 관련사업 추진을 논의할 만한 기념사업회도 구성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은 퇴임 이듬해에도 청남대에 세워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청남대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동상·기록물 등이 설치돼 있다.

현직에 있을 때 청남대를 찾았던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본인의 이름을 딴 ‘대통령 길(산책로)’까지 조성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현직에 재임 중이던 2011년부터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통령 길 조성 사업을 추진, 퇴임을 앞둔 2013년 1월 개장했다.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 대통령관에 현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News1 송근섭 기자

이처럼 충북도와 관리사업소는 역대 대통령 기념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지만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어떤 기념물도 설치하지 않고 있다.

청남대 ‘대통령관’에 설치된 역대 대통령 사진에만 포함돼 있을 뿐이다.

청남대 측은 ‘박근혜 대통령 길’에 대해 “청남대를 한 번도 방문하신 적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일찌감치 조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동상·기록화사업에 대해선 아직 확실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

산책로는 일부만 조성됐지만, 동상의 경우 역대 대통령 모두 설치돼 있어 박 전 대통령만 제외할 명분도 없다.

관리사업소는 일단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대신 ‘임시정부 기념사업’을 내년에 먼저 추진할 계획이다.

도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도 관련 사업비 25억원(국비 50% 포함)이 편성돼 있다.

청남대관리사업소 한 관계자는 “일단 내년도 예산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사업비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향후 추진하게 되더라도 대통령기념사업회 등이 구성돼야 협의를 통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남이면에 자리한 청남대(남쪽의 청와대)는 1983년 7월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건설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휴가철에 별장으로 사용해 왔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상징인 청남대를 주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면서 같은 해 4월 소유권이 충북도로 이양됐다.

songks85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