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1년, 국가 전산 '복구체계 구축'…데이터 이원화

13개 내년 상반기 완료…121개는 공주로 실시간 복제
배터리·등급체계 전면 정비…전산망 안전관리 강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30일 오전 지난해 배터리 화재가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을 방문, 현황보고를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30 ⓒ 뉴스1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정부가 지난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 화재를 계기로 주민등록과 안전디딤돌 등 주요 국가 정보시스템의 데이터와 서버를 이중화하는 재해복구체계 구축을 본격 추진한다. 주요 시스템 97개 가운데 중요도가 높은 13개는 이달 구축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한다. 대전센터 주요 시스템 121개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주센터로 데이터를 실시간 복제하고, 2028년까지 서버 운영에 필요한 체계도 갖출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규철 인공지능정부실장 주재로 '정보시스템 안정성 강화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주민등록 등 13개 이달 착수…내년 상반기 구축 완료

행안부는 우선 국정자원 대전센터에서 운영되는 주요 정보시스템 가운데 A1·A2등급 97개를 대상으로 재해복구체계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요도가 높은 주민등록과 안전디딤돌, 디브레인, 우편정보, 119구급스마트, 장기조직혈액관리 등 13개 시스템은 이달 곧바로 재해복구체계 구축에 착수해 2027년 상반기까지 마칠 계획이다.

정부가 새로 분류한 A1등급은 국민 생명·안전·재산 등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핵심 시스템이다. 주 시스템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보조 시스템을 떨어진 다른 데이터센터에도 구축하는 이중운영 방식을 적용해 재난 발생 시 1시간 이내 서비스를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전센터의 주요 시스템 121개는 내년 상반기까지 데이터를 공주센터로 실시간 복제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이들은 13개 우선 구축 대상을 제외한 대전센터 A1~A3등급 시스템이다.

데이터를 다른 센터에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전센터가 멈췄을 경우 서버를 가동해 실제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은 2028년까지 구축한다.

광주·대구센터에서 운영되는 A1~A3등급 시스템도 2027년까지 데이터를 다른 곳에 복제하는 체계를 우선 갖춘 뒤 서버 운영에 필요한 재해복구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정부는 등급별로 재해복구 목표시간도 달리 정했다. A1은 1시간 이내, A2는 3~12시간, A3는 1~5일, A4는 3주 이내다.

A1·A2등급 시스템은 매년 실제 재해복구시스템으로 서비스를 전환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A3 시스템 역시 3년에 한 번 이상 재해복구시스템을 실제 가동해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대전센터 2030년 폐쇄…내년 1분기 대체방안 마련

정부는 지난해 화재가 발생한 국정자원 대전센터를 2030년까지 폐쇄한다. 화재와 시설 노후화로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전센터를 대신할 시설은 신축과 임대 등을 모두 검토한다. 필요한 전산실 규모와 전력, 재해복구센터와의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대체센터의 입지 요건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대체센터와 대전센터에서 운영 중인 시스템의 재배치 방안은 2027년 1분기까지 마련한다.

시스템별 안정성과 보안성, 비용 효율성 등을 따져 다른 국정자원 센터나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올해 우선 50개 시스템을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내년부터 이전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배터리 미분리 56곳 추적관리…1만5000여개 등급 재분류

정부는 화재 재발을 막기 위해 정보시스템 운영시설의 배터리 안전관리와 정보시스템 등급체계를 함께 손질했다.

전국 행정·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운영시설 1459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리튬배터리가 강화된 기준에 맞게 분리되지 않은 시설은 56곳으로 파악됐다. 행안부는 지난 5월 해당 기관들에 개선을 권고했으며 조치가 끝날 때까지 이행 상황을 추적 관리한다. 공간이나 건물 구조상 직접 분리가 어려운 시설은 민간 클라우드 이전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정자원 대전센터는 지난 1월 리튬배터리 분리조치를 완료했고 광주·대구센터는 기존부터 별도 배터리실에 배터리를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이 같은 안전·관리체계 개편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 26일 국정자원 대전센터 화재로 다수의 정부 전산서비스가 동시에 중단되면서 기존 재난대응 체계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후 정보시스템 중요도를 단순 이용자 수보다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판단하도록 기준을 바꿨다. 지난 8월까지 국가 전체 정보시스템 1만5000여 개를 A1~A4등급으로 전면 재분류하고 등급별로 재해복구체계 구축과 복구훈련, 데이터 백업·소산을 의무화했다.

지난 4월에는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정보시스템 안정성 고시'를 제정해 기관별 정보시스템 관리 기준도 마련했다. 각 기관은 3개년 장애관리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행안부는 이행 현황을 매년 점검할 예정이다.

황 실장은 "공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AI 민주정부를 구현하기 위한 기본 토대"라며 "국민께서 필요한 순간에 정부 서비스를 믿고 이용하실 수 있도록 정보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여 나가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