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합성대마 직접 제조 정황…국과수, 신종 중간체 2종 규명
압수물서 국내외 미보고 물질 발견…불법 제조 입증 근거 마련
지난해 마약 제조사범 25명 '역대 최다'…합성대마 확산도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해외에서 완성된 제품을 들여와 유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합성대마를 직접 제조한 정황을 보여주는 신종 물질이 처음 확인됐다.
21일 행정안전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마약류 제조·유통 사건에서 압수된 액상과 반죽 형태의 물질 3점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합성대마 제조와 관련된 신종 물질 2종이 검출됐다.
두 물질은 국내외에서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인다졸계 합성대마 유사체로, 국과수는 국제 표준 명명 체계에 따라 각각 'M-4en-PINAC'과 'M-4en-PINAC 2-isomer'로 명명했다.
분석 결과 이들 물질은 합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최종 물질이거나 추가 화학반응을 거쳐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는 합성대마를 만들 수 있는 제조 중간체로 확인됐다. 모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류에 해당한다.
제조 중간체는 최종 마약류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화합물이다. 완성된 마약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제조 과정이 실제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국과수는 이번 분석 결과가 합성대마가 국내에서 직접 합성·제조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합성대마류가 주로 해외에서 완성된 형태로 반입됐다.
국내 마약류 제조사범도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의 '2025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제조사범은 25명으로 전년 19명보다 31.6% 증가해 역대 가장 많았다. 2024년에도 제조사범이 전년 6명에서 19명으로 3배 이상 늘자 대검은 해외 밀반입 단속 강화에 따라 원료물질을 들여온 뒤 국내에서 마약을 직접 제조·유통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신종 마약류 가운데 합성대마의 확산도 두드러진다.
국과수가 지난 6월 발간한 '마약류 감정백서 2025'를 보면 지난해 압수품에서 확인된 신종 마약류 비중은 31.5%였다. 이 가운데 합성대마류가 15.1%를 차지했다. 특히 10대의 합성대마 남용 사례는 364건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액상형 합성대마는 일반 전자담배와 비슷한 카트리지 형태로 유통돼 접근이 쉽다는 게 국과수의 분석이다.
이번에 규명된 제조 중간체는 구체적인 투약량이나 독성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위험성도 크다는 게 국과수 설명이다. 성분과 농도를 사용자가 가늠하기 어려워 중독 사고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과수는 해당 물질의 화학구조와 질량스펙트럼 등 정밀 분석 정보를 경찰청과 관세청 등 관계기관에 공유할 예정이다. 신종 물질이 압수됐을 때 성분을 빠르게 확인하고 불법 제조 여부를 판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봉우 국과수 원장은 "이번 성과는 단순히 신종 마약류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제조 과정을 해석해 합성 관련 중간체까지 찾아내는 국과수의 높은 감정 역량을 보여준 것"이라며 "새로운 원료나 반제품 형태의 마약류가 유입되더라도 신속히 구조를 밝혀내고 관계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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