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곤돌라 2심 패소…"상고 검토·시행령 개정 후 재추진"

서울고법, 항소 모두 기각…市 "대법원 상고 면밀히 검토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 촉구…"소송 관계없이 사업 재개"

남산 곤돌라 설치를 둘러싼 서울시와 기존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의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을 앞둔 17일 서울 남산타워에서 케이블카가 운영되고 있다. 2026.9.17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장시온 한수현 기자 = 남산 곤돌라 설치를 둘러싼 서울시와 기존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 간 분쟁에서 법원이 항소심에서도 기존 운영사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는 판결에 유감을 표하며 대법원 상고를 검토하는 한편,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곤돌라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권순형)는 17일 한국삭도공업 등이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소송 비용도 피고인 서울시가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구체적인 판결 이유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삭도공업 측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법원에서 잘 판결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대법원에 상고할 경우에는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납득 못할 판결"…대법원 상고 검토

서울시는 항소심 패소 직후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시는 곧장 상고 여부를 검토해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 60년간 고착된 민간 독점 체제와 시민들의 심각한 이동 불편을 방치하는 판결"이라며 대법원 상고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판결이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재량과 남산의 공원 관리 체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남산에는 도시자연공원구역과 도시계획시설인 공원이 함께 있는 만큼 하나의 공원처럼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이를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은 필요한 행정조치라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녹지와 여가 기능을 상실해야 다시 시설공원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해석은 '공원 기능을 상실해야 공원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모순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연간 약 1200만 명이 찾는 남산의 이동 여건도 강조했다. 기존 케이블카는 주말과 성수기 대기 시간이 1시간을 넘고, 순환버스를 이용해도 정상부까지 약 350m의 가파른 구간을 걸어야 해 교통약자의 이용에 제약이 있다는 설명이다.

상고와 별개로 시행령 개정…사업 재추진 수순

대법원 상고 여부와 별개로 서울시는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남산 곤돌라 사업 재개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도 높이 12m를 초과하는 곤돌라 관련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궤도·방재시설의 12m 높이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다만 후속 절차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시행령 개정 절차가 완료되면 이번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곤돌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행령에서 높이 제한이 완화되면 이번 소송의 발단이 된 도시자연공원구역 변경을 거치지 않고도 곤돌라 철탑을 설치할 법적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날 "중앙정부의 후속 절차 지연 역시 시민들의 이동권 복원을 방해하고 불편을 장기화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국토교통부에 신속한 시행령 개정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최근에도 사업 완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달 25일 'G3 서울플랜 기획위원회' 균형발전특별분과는 예장공원과 남산 정상부를 찾아 곤돌라 사업 현장을 점검하고 사업을 차질 없이 완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석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사업이 중단될 경우 경제적 손실 발생은 물론 글로벌 도시로의 성장 기회까지 상실된다"며 "대법원 상고를 면밀히 검토해 시민의 이동 권익을 지키고, 남산을 진정한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릴 수 있도록 사업 완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높이 제한이 소송 발단…공정률 15%서 중단

이번 소송은 서울시가 곤돌라 설치를 위해 도시자연공원구역 일부를 근린공원으로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현행 시행령은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시설물 높이를 원칙적으로 12m 이하로 제한하지만, 서울시가 설치하려는 곤돌라 중간 철탑은 현재 설계상 35~35.5m다.

한국삭도공업은 서울시가 높이 제한을 피하기 위해 공원구역을 변경했다며 2024년 8월 소송을 냈고, 1심은 지난해 12월 해당 변경 결정이 법령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처분을 취소했다.

집행정지 결정으로 곤돌라 공사는 2024년 10월부터 공정률 약 15%에서 멈춰 있다.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의 효력은 이날 항소심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