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협약, 의회 의결 거쳐 구속력 갖는다…'공공협약' 도입
특별지자체, 국가·시도 권한 위임 넘어 '이양'까지 가능
10만여 이·통장 법제화…자치입법·분쟁조정 제도도 정비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지방정부끼리 또는 국가와 지방정부가 맺는 협력사업에 지방의회 의결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일정한 구속력을 부여하는 '공공협약' 제도가 도입된다. 특별지방자치단체에는 지금까지 위임만 가능했던 국가·시도 권한을 앞으로는 이양할 수도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공공협약 도입과 특별지방자치단체 권한 확대, 이·통장 법제화, 자치입법권 강화, 분쟁조정기구 개편, 주민감사청구 시스템 법적 근거 신설 등 6개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방정부 간 협력사업의 법적 기반을 강화하고 특별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확대하는 동시에 주민 접점 행정과 자치입법, 분쟁조정, 주민감사 제도를 정비하는 내용을 담았다.
서로 다른 지방정부 또는 국가와 지방정부가 협력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공공협약' 제도를 도입한다.
공공협약은 지방정부 사이에 통상 체결하는 업무협약(MOU)과 달리 협약 체결과 해지 과정에서 지방의회 의결 등 법령상 절차를 거치도록 해 일정한 구속력을 부여하는 제도다.
주민 생활권이 넓어지면서 도시계획과 응급의료, 대중교통 등 광역행정 수요가 늘어난 데 대응하기 위한 취지다.
특별지방자치단체의 권한도 확대된다. 특별지방자치단체는 2개 이상의 지방정부가 광역적으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설치할 수 있는 제도로, 현재 대전·세종·충북·충남이 참여하는 '충청광역연합'이 운영 중이다.
현재는 국가나 시·도의 권한을 특별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하는 것만 가능하지만, 개정법이 시행되면 권한 자체를 이양할 수 있게 된다.
국가 권한을 위임하거나 이양하는 경우 국가의 행정·재정적 지원도 의무화된다. 국가공무원 파견 근거를 마련하고, 특별지방자치단체 소속 행정기관 설치와 지방의원 의정활동비 지급 근거도 신설한다.
주민 접점에서 읍·면·동 행정 시책을 보조해 온 이장과 통장의 법적 근거도 지방자치법에 마련된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는 이장 3만8090명, 통장 6만2734명 등 10만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관련 사항은 지방자치법이 아닌 시행령에 규정돼 있었다.
개정안은 이·통장의 임명과 운영, 임무 등에 관한 사항을 지방자치법에 직접 규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과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지방정부의 자치입법권도 강화된다.
현재 지방자치법은 법령에서 지역 실정에 맞게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을 중앙정부가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으로 다시 제한하거나 직접 규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개정은 '하위 법령'의 범위에 중앙행정기관장이 정하는 훈령·예규·고시 등 '법령보충적 행정규칙'도 포함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중앙정부가 행정규칙을 통해 조례로 정할 사항을 다시 제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지방정부 간 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분쟁을 조정하는 기구도 개편한다.
지방정부 간 분쟁을 다루는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 정수는 11명에서 15명으로 늘어난다. 당연직 1명과 위촉직 3명을 추가한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정부 간 분쟁을 조정하는 행정협의조정위원회도 위원을 13명에서 14명으로 늘리고 위촉직 1명을 추가한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 구성 방식도 바뀐다. 안건과 관련된 중앙행정기관장과 시·도지사를 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대신,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4개 협의체가 추천한 사람을 위촉하도록 했다.
분쟁조정기구의 민간위원은 공무상 비밀 누설 등 형법을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간주해 책임성도 강화한다.
주민감사청구를 전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현재 온라인 주민참여 플랫폼 '주민e직접'에서는 주민투표와 주민조례발안, 주민감사청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주민감사청구 시스템 운영에 대한 법률상 근거는 미비한 상태다.
개정법은 행정안전부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전자적 방식의 주민감사청구 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공공협약 도입과 특별지방자치단체 개선 등 지역 간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확대된 만큼 지역 주도 균형성장 정책의 추진력 또한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주민주권 확립과 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지방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현장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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