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90년대생 장관' 문턱부터 험로…용혜인 둘러싼 쟁점은

의원직 유지에 "특권" 공방…두 차례 비례대표 이력도 검증대
보완수사권·비동의간음죄 놓고 충돌…과거 귀빈실 논란 재소환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8.31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이재명 정부 첫 '90년대생 장관' 탄생 가능성으로 주목받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과 동시에 정치권의 검증대에 올랐다.

두 차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정치 이력부터 장관 취임 이후 의원직 겸직 여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비동의간음죄 도입 등 그동안 보여온 정책적 입장까지 청문회에서 다뤄질 쟁점이 적지 않다.

특히 국민의힘뿐 아니라 정의당 등 진보정당에서도 비판이 나오면서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개인의 적격성 검증을 넘어 성평등가족부의 향후 정책 방향을 둘러싼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31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부는 전날 용 후보자 지명 직후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꾸려 가동에 들어갔다.

장관 돼도 의원직 유지…두 차례 '위성정당' 이력도 도마

첫 번째 쟁점은 국회의원직 겸직 여부다. 용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행 국회법상 국회의원은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을 겸할 수 있어 법적인 문제는 없다. 다만 그동안 비례대표 의원이 국무위원으로 입각할 경우, 의정 공백을 줄이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고 후순위 후보가 의석을 승계하는 것이 관례로 굳어져 왔다.

이미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대통령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되면서 김형연 최고위원에게 의원직을 승계하기로 했다.

용 후보자는 의원직을 내려놓을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된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본소득당의 국회의원은 용 후보자 1명으로, 사퇴 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 의석을 승계하게 된다.

이에 용 후보자는 페이스북(SNS)을 통해 "의원직 사퇴와 관련해 특권이나 혜택으로 비칠 수 있다는 여러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도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를 기본소득당이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공방은 용 후보자의 과거 비례대표 당선 과정으로도 번지고 있다. 용 후보자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주도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다. 22대 총선에서도 범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두 차례 연속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셈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용 후보자는 민주당 개평으로 연속해서 두 차례나 비례 배지를 단 꿀수저"라며 "장관이 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며 귀족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정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위성정당을 통해 두 차례 국회에 입성한 정치인을 국무위원으로 발탁하는 것은 위성정당 정치에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용혜인(36) 기본소득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보완수사권 폐지·비동의간음죄…정책 노선도 '검증대'

용 후보자가 의원 시절 보여온 정책적 노선도 청문회의 또 다른 전선이 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것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다.

지난달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용 후보자는 검찰개혁의 의미를 강조하며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 등을 중심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할 경우 범죄 피해자 보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용 후보자가 지지해 온 비동의간음죄 도입도 쟁점으로 꼽힌다. 기존 강간죄의 구성요건인 폭행·협박 여부보다 상대방의 동의 여부를 중심으로 성범죄를 판단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여성계 등을 중심으로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지만, 반대 측에서는 범죄 성립 범위와 입증 책임 등을 둘러싼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용 후보자 지명 후 "범죄 피해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게 지옥문을 열어젖힌 보완수사 폐지에 앞장선 사람"이라며 비동의간음죄에 대해서도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 낼 것이 뻔하다"고 직격했다.

성평등가족부 로고 현판
가족여행 때 공항 귀빈실 이용도 재소환…청문회 '험로'

과거 '공항 귀빈실 이용' 논란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용 후보자는 2023년 부모와 배우자, 자녀 등 가족과 제주 여행을 떠나면서 김포공항 귀빈실을 이용해 논란이 됐다. 당시 공항 귀빈실은 국회의원 등이 공무를 수행하는 경우 이용할 수 있었지만 용 후보자의 일정은 가족여행이었다. 부모 역시 동반 이용 대상이 아니었다.

당시 용 후보자 측은 신청 과정에서 공무 외 사용이라는 사실을 밝혔고 공항 측이 별도의 안내 없이 승인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정치 이력과 의원직 겸직, 정책 노선, 과거 처신까지 검증 대상이 넓어지면서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이재명 정부 2년 차 개각의 주요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추석 전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청와대는 용 후보자에 대해 디지털성범죄 방지와 일·가정 양립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정활동을 해왔다며 현장감 있는 시각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세대·성별 갈등을 넘어 '모두의 성평등'으로 나아갈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용 후보자 역시 지명 직후 "모두의 성평등"을 강조하며 국민이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