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연쇄 사망' 치과 불시점검…수면마취 안전기준 강화 건의

식약처와 18일 현장점검…"특별한 위반사항 없어"
의원급 의료사고 보건소 통보 사각지대…분기별 집중점검 추진

강남구청 청사 전경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 강남구가 8개월 사이 환자 2명이 잇달아 숨진 관내 치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불시점검한 결과 특별한 위반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26일 밝혔다.

강남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중대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사고 사실을 신속하게 알리는 통보체계를 마련하고, 정맥·수면마취 때도 환자 감시·응급처치 장비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보건복지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앞서 강남구는 지난 14일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치과에서 두 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했다. 동일 의료기관에서 8개월 만에 유사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점을 엄중하게 판단해 광복절 연휴가 끝난 첫 근무일인 지난 18일 오전 식약처와 함께 불시 현장점검에 나섰다.

점검에서는 의료용 마약류 취급보고·보관 실태와 진료기록부 작성·보존 여부, 의료인 면허·자격 여부, 의료기관 시설기준과 준수사항 등을 확인했다. 구는 특별한 위반사항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점검 결과를 지난 24일 복지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점검은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국회에서 해당 치과에 대한 보건소 점검 여부를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하기 전 이뤄졌다. 정 장관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연이은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복지부나 관할 지자체가 해당 의료기관을 점검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의에 "보건소가 점검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해당 치과에서는 지난해 12월30일 첫 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강남구는 사고 사실을 별도로 통보받지 못했으며 올해 1월26일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사고를 파악했다.

이후 식약처와 강남구는 의료용 마약류 다빈도 사용 치과 병·의원 기획점검 대상에 해당 의료기관을 포함해 지난 2월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두 번째 사고는 지난 3일 발생했다. 이 역시 사고 당시 강남구에 별도로 통보되지 않았고 구는 11일 뒤인 지난 14일 언론 보도를 통해 사고를 인지했다.

강남구가 두 차례 사고를 모두 언론 보도를 통해 파악한 데는 현행 제도의 한계가 있다. '환자안전법'상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의무보고 대상은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해당 치과와 같은 의원급 의료기관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의무보고 대상 의료기관도 관할 보건소가 아닌 복지부 장관에게 사고 사실을 보고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환자 사망 등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관할 보건소가 즉시 또는 자동으로 관련 사실을 통보받는 체계가 없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다만 보건소의 행정점검은 의료법과 마약류관리법 등 관계 법령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여서 개별 의료행위와 환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나 의료인의 업무상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 수사기관이 해당 사망사고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수사 결과 의료법 위반 등 행정처분 사유가 확인될 경우 구는 관계 법령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방침이다.

강남구는 앞으로 의료기관에서 환자 사망 등 중대한 사고가 발생해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관할 보건소에도 관련 사실을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관계 수사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기존 상·하반기 의료기관 점검도 보완해 환자안전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분기별 집중점검을 실시한다. 식약처·서울시와 함께 진행하는 의료용 마약류 기획·합동점검과 수시점검도 확대할 예정이다.

복지부에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중대한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관할 지자체가 사고 사실을 조기에 파악해 행정조치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정보공유·통보체계를 마련해달라고 건의한다.

아울러 현행 의료법상 전신마취에 국한된 수술실 시설기준을 개선해 정맥·수면마취 때도 환자 감시장치와 응급처치 장비 구비를 의무화하는 등 시설·안전기준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