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인데 냉방장치도 '미흡'"…서울 민간 공사장 30곳서 31건 지적

서울시, 폭염특보 기간 민간 공사장 30곳 긴급점검
휴게시설·기록관리 등 미흡사항 31건 확인·조치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울시가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민간 건설현장 30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휴게시설 관리와 체감온도 기록 등 31건의 미흡사항을 적발했다.

시는 현장에서 즉시 개선하도록 조치하는 한편 체감온도 35도 이상일 경우 옥외작업 중지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서울시는 폭염경보와 폭염중대경보가 이어진 지난 3~7일 서울 시내 민간 공사장 30곳을 대상으로 폭염 대비 긴급점검을 실시했다고 24일 밝혔다.

공공 공사장은 폭염경보가 발효되면 취약현장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예방 관련 전수점검을 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관리 여건이 취약한 민간 공사장은 예방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별도 점검에 나섰다.

점검에서는 휴게시설 관리 기준과 체감온도 및 조치사항 기록·보관 여부, 작업시간 조정 및 휴식시간 부여, 식수·보냉장구 지급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특히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작업시간대를 조정하거나 옥외작업을 단축하고, 35도 이상 폭염경보 때는 오후 2~5시 옥외작업을 중지하는 등의 단계별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인 폭염중대경보 때는 긴급조치 작업을 제외한 옥외작업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점검 결과 총 31건의 미흡사항이 확인됐다. 대부분 현장에서는 식수 제공과 휴식공간 마련 등 기본적인 예방조치를 시행하고 있었지만, 일부 공사장에서는 휴게시설 관리나 체감온도 기록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주요 지적사항은 △공사금액 20억 원 이상 공사장의 휴게시설 관리기준 미준수 △체감온도와 이에 따른 조치사항 기록·보관 미이행 △생수 등 폭염 예방물품 부족 △냉방장치 가동 미비 △휴식시간 운영체계 미흡 등이다.

시는 냉방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휴게시설 등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은 현장에서 보완하도록 했다. 공사금액 20억 원 이상 공사장은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라 적정 규모와 18~28도의 온도, 환기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휴게시설을 설치·관리해야 한다.

폭염에 적극 대응한 현장도 있었다. 일부 공사장은 작업장 인근에 이동식 간이 샤워시설을 설치했고, 공간이 협소한 현장에서는 인근 원룸이나 건물 한 층을 빌려 냉난방이 가능한 휴게실을 마련했다.

당뇨·고혈압 등 근로자의 만성질환과 특이사항을 별도로 관리하거나 2시간마다 근로자의 체감온도와 조치사항을 기록한 현장도 확인됐다. 시는 이 같은 우수사례와 미흡사례를 25개 자치구에 공유해 공사장 관리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폭염 시 옥외작업 중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일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일 경우 옥외작업 중지를 의무화하도록 고용노동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현행 제도가 권고 수준에 그쳐 현장에서 실제 작업 중지를 강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최진석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폭염에 특히 취약한 건설현장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예방수칙이 실제로 작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폭염대책 기간 공사장 안전관리 실태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