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재난 때 소방차 '현장서 바로 수리'…긴급정비지원단 601대 정비
경북 산불 계기로 지난해 첫 가동…5차례 재난현장 투입
6월 법적 근거 마련…내달 운영 매뉴얼 제정·내년 예산 반영 추진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대형 재난 현장에서 고장 난 소방차를 정비소로 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수리하는 '소방장비 긴급정비지원단'이 지난해 경북 산불 이후 5차례 재난에 투입돼 소방차량 601대를 정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지난 6월 지원단 운영 근거를 법제화한 데 이어 내년부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별도 예산 확보에도 나선다.
소방청은 24일 대형 재난 현장에서 민·관이 함께 운영하는 소방장비 긴급정비지원단을 통해 현재까지 총 601대의 소방차량을 현장 정비했다고 밝혔다.
지원단은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라 전국에서 장기간 투입된 소방차량이 현장에서 고장 날 경우 즉시 점검·수리해 소방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소방청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현대자동차, 타타대우 등 차량·특장차 제조업체 기술진이 참여한다.
소방차량은 대형 산불이나 가뭄 등 장기 재난 현장에서 시동을 끄지 않은 채 동력전달장치(PTO)를 계속 작동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엔진과 펌프가 과열되거나 디젤미립자필터(DPF)가 막히고 전자제어 센서가 손상되는 등의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 기존에는 수리를 위해 차량을 인근 정비소나 제조사 공장으로 보내야 해 그만큼 현장 소방력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지원단은 지난해 3월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처음 가동됐다. 당시 176대를 정비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강원 강릉 가뭄 162대, 11월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79대를 점검·수리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인천 서구 쿠팡 화재 현장에서 53건, 이달 경남 밀양 가뭄 현장에서 131건의 정비를 실시했다.
현장에서는 펌프 누수와 DPF 경고등 점등, 진공펌프 이상, PTO 작동 불량, 브레이크 이상 등을 즉시 조치한다. 제조업체 정비지원팀은 각 지역 정비센터와 핫라인을 구축해 현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장에도 대응한다.
긴급정비지원단은 당초 별도의 법적 근거 없이 민·관 협업 방식으로 운영됐다. 소방청은 지난해 경북 산불 당시 처음 지원단을 가동한 뒤 대형 재난에서 효과가 확인되자 제도화를 추진했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소방장비관리법 개정안에는 국가 차원의 소방 동원이 이뤄지는 대형 재난 때 현장에서 소방장비를 점검·수리하는 정비지원단을 구성·운영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정부의 2025년 자체평가에서도 민·관 합동 긴급정비지원단 운영이 재난 현장의 소방장비 대응 공백을 최소화한 협업 성과로 평가됐다. 소방청은 이를 토대로 긴급정비를 일회성 지원이 아닌 상시 재난대응 체계로 정착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방청은 다음 달 '소방장비 긴급정비지원단 운영 매뉴얼'을 제정하고 24시간 가동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2027년도 운영 예산 반영도 추진할 방침이다.
김상현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은 "대형 재난현장에서 밤낮 없이 소방차를 정비해 준 긴급정비지원단의 활약 덕분에 대원들이 소방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며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운영 예산도 확보해 현장 정비 환경을 개선하고 합당한 지원 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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