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소화설비 규제 푼다…공사기간·비용 줄인다

펌프마다 연결하던 배관, 여러 펌프가 하나의 '헤더관' 공유 허용
20일부터 기준 개정 행정예고…용인 등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지원

소방청 전경.(소방청 제공) ⓒ 뉴스1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반도체 공장 클린룸에 소화설비를 설치할 때 여러 펌프가 하나의 흡수관을 공유하는 방식이 허용된다. 반도체 공장 특성상 여러 개의 소화수조를 설치해야 하는 과정에서 배관 설치 부담을 줄여 공사기간과 비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20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위험물안전관리에 관한 세부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한다.

현재는 소화설비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펌프마다 별도의 배관을 연결하는 '전용 방식 흡수관'을 설치해야 한다.

개정안은 국제기준을 반영해 여러 펌프가 하나의 배관을 함께 사용하는 '헤더관 방식 흡수관'도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규모 클린룸과 여러 소화수조를 갖춰야 하는 반도체 공장에서는 배관 설치 물량을 줄일 수 있어 공사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소방청은 보고 있다.

고정식 포소화설비의 설치기준도 합리화하고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질소가스 축압방식의 소화약제 종류와 충전압력 범위도 확대한다.

이번 규제 완화는 정부가 추진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반도체 분야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지난 6월 반도체·피지컬AI·데이터센터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정하고 대규모 민관 투자를 신속하게 집행하기 위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용인 국가·일반산업단지의 팹 건설 일정을 앞당겨 5년 안에 국내 메모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대규모 전력·용수 공급과 함께 각종 인허가 절차 단축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정부도 지난달 대통령 주재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용인 클러스터 투자 가속화와 호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중심으로 부지·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지원 방안을 점검했다.

소방청은 이에 맞춰 위험물 인허가와 소방안전 규제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 앞서 '위험물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반도체 제조공정의 일반취급소 특례'를 신설하고 공장 건축물과 구획실 형태에 따른 특례기준, 클린룸에 맞춘 환기·배출설비 기준 등을 도입했다.

지난 4월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DB하이텍, SK키파운드리,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이 참여하는 '소방청-반도체업 위험물 안전관리 실무협의체'도 출범했다. 소방청은 협의체를 통해 공장 신·증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물 규제 관련 애로사항을 발굴해 제도 개선에 반영할 방침이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8월 중 반도체업계 및 소방관서와 협의체 정기회의를 통해 현장의 작은 목소리까지 신속히 수렴할 것"이라며 "9월부터 실질적인 제도개선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