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차량도 '범죄현장'…소방·경찰 손잡고 수중과학수사 강화

경찰 과학수사관 19명 대상 첫 특별교육…수색부터 증거물 보전까지
27일 차량 수중추락 가정 종합훈련…하천·호수 등 내수면 사건 대응

소방청 전경.(소방청 제공) ⓒ 뉴스1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소방과 경찰이 하천이나 호수, 저수지 등 내수면에서 발생하는 범죄와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수중 수색부터 증거물 인양·보전까지 아우르는 합동 전문교육에 나섰다.

중앙소방학교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27일까지 8일간 중앙소방학교 수난구조 훈련장 등에서 '제1기 수중과학수사 특별교육'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교육 대상은 수중과학수사 기초과정을 이수한 경찰 과학수사관 19명이다. 중앙소방학교의 수난구조·잠수 전문성과 경찰의 과학수사 기법을 결합해 수중이라는 특수한 범죄 현장에서 수사관의 안전과 증거물의 증거능력을 함께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중 현장은 육상 범죄현장과 달리 시야가 제한되고 물의 흐름이나 수심 등에 따라 증거물이 이동하거나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차량이나 시신, 범행도구 등이 물속에 있을 경우 인양에 앞서 현장을 촬영하고 증거물 위치를 기록하는 등 적정한 감식 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은 2013년부터 전문성을 갖춘 경찰관을 선발해 수중과학수사 인력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해양경찰 등과 수중과학수사 합동훈련을 이어오며 수중 증거물 보존·촬영·수집과 사건 현장 재구성 기법을 발전시켜 왔다.

특히 2023년에는 경찰·해경·해군과 민간 잠수 전문가 등 63명이 참여해 대형 해양 사건·사고를 가정한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기관 간 수중수사 협업을 강화했다. 이번 중앙소방학교 교육은 이 같은 수중과학수사 역량을 하천·호수·저수지 등 내수면 현장 대응에 접목하는 데 무게를 뒀다.

교육생들은 먼저 수중에서 자세와 중심을 유지하는 적응 훈련을 받고 공기용기 밸브 고장 등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구조대상자나 증거물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수사관에게 발생할 수 있는 잠수 사고를 막기 위한 과정이다.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한 '무시야 잠수'(Black-out mask) 훈련도 진행한다. 시각에 의존하기 어려운 흙탕물이나 깊은 수심에서도 안전하게 현장에 접근해 수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수중수색뿐 아니라 수중촬영과 현장 도식화, 증거표식 설치, 증거물 인양·포장 등 실제 과학수사 절차도 교육한다. 물속에서 발견한 증거가 인양 과정에서 훼손되거나 오염되지 않도록 증거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자동차가 물속으로 추락한 상황을 가정한 종합 시나리오 평가가 실시된다. 교육생들은 차량에 접근해 주변을 수색한 뒤 수중촬영과 현장 도식화, 증거표식 설치, 증거물 인양·포장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박형열 중앙소방학교장 직무대리는 "수중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는 전문적인 수색·감식 역량과 안전한 현장 대응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소방과 경찰의 전문성을 공유하고 수중과학수사 분야의 현장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