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일하는 AI' 만든다…문서 요약·회의실 예약도 '척척'

부서마다 따로 쓰던 AI 하나로 묶어 전 직원 활용
오세훈 'AI 행정' 속도…"반복업무 줄이고 민원 대응도 개선"

서울시청 전경. 2022.9.1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시가 문서를 요약하고 회의실을 예약하는 등 공무원의 행정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지금까지는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 작성을 돕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공무원의 지시를 받아 필요한 자료를 찾고 실제 업무까지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반복 업무에 드는 시간을 줄여 민원 대응 등 다른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문서 요약·회의실 예약도 AI가…부서별 시스템 한데 모은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서울시 AI 공통 플랫폼 구축 계획'을 수립했다.

핵심은 서울시 직원들이 업무에 필요한 AI를 한곳에서 쓸 수 있도록 공통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원이 "이 문서를 요약해줘"라고 지시하면 AI가 내용을 정리하고, "오후 3시에 회의실을 잡아줘"라고 하면 빈 회의실을 찾아 예약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현재 업무관리시스템 문서 요약과 회의실 예약·관리, 평가위원 자동 선정 등 3가지 업무를 처리하는 AI를 시범 개발하고 있다. 사업 기간은 지난달 31일부터 올해 말까지다.

시는 시범 사업을 거쳐 이 같은 업무용 AI를 5종으로 늘리고 전 직원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서마다 따로 구축해 온 AI 기반 시설도 하나로 묶는다. AI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고성능 컴퓨터 장비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서울시 자체 AI 모델 등을 여러 부서가 공동으로 쓰는 방식이다.

부서마다 비슷한 시스템을 따로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한 부서에서 만든 AI 기능을 다른 부서에서도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I 관련 지식이 많지 않은 직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업무와 숙련도에 맞춘 이용 환경도 마련한다.

서울시는 모든 직원이 업무 과정에서 AI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에서 이를 'AI 기본권'으로 표현했다.

질문에 답하는 AI 넘어 '업무 처리하는 AI'로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추진해 온 'AI 행정혁신 2.0'을 한 단계 확대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AI를 활용하는 행정 사업을 지난해 45개에서 61개로 늘렸다.

지난 5월에는 외부 인터넷이 아닌 서울시 행정망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구축하고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봇 2.0'도 가동했다.

보안이 필요한 행정 자료를 다룰 때는 서울시 자체 AI를 사용하고, 일반적인 정보 검색이나 아이디어를 얻을 때는 챗GPT 등 외부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챗봇이 직원의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 작성을 돕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에 구축하는 AI 에이전트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직원의 지시를 이해한 뒤 서울시 내부 시스템에 접속해 자료를 찾거나 예약·선정 등 정해진 업무까지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공무원들이 단순·반복 업무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정책 기획이나 민원 대응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선거 때도 'AI 기본권'…당선 뒤 첫 정책도 AI

이번 정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 전후 AI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오 시장은 지난 5월 지방선거 후보 당시 'AI 선도도시 서울' 공약을 발표하면서 'AI 기본권→AI 성장권→AI 도약권'으로 이어지는 '청년 AI 사다리 3종 세트'를 제시했다.

공공도서관과 대학 등에 누구나 AI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청년 50만 명에게 챗GPT·클로드·제미나이 등 생성형 AI 이용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다산콜센터와 재개발 행정, 지능형 폐쇄회로(CC)TV 등 서울시 행정 전반에 AI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당선 이후에는 민선 9기 임기 시작 다음 날인 지난달 2일 첫 정책으로 '청년 AI 사다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생성형 AI 이용 지원과 '서울 AI라운지' 조성, 단계별 AI 교육 등이 주요 내용이다.

서울시는 이번 공통 플랫폼을 통해 개별 부서에서 각각 개발해 온 AI 서비스를 시 전체가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단순·반복 업무부터 단계적으로 자동화할 방침이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