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부활하나…민주 시의원 전원 추진
2023년 폐지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다시 제도화 추진
서울시는 반대 입장…"집회·시위·캠페인에 50.4% 집중"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시가 지난 2023년 종료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다시 제도화하는 방안이 서울시의회에서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80명 전원이 조례안 발의에 참여했다.
반면 서울시는 기존 사업의 정책 효과 등을 검토해 '장애 유형 맞춤형 특화일자리'로 이미 전환한 만큼 과거 사업을 다시 도입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14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이상훈 의원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10일 발의됐다.
개정안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80명 전원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제12대 서울시의회 전체 118석 가운데 민주당은 80석, 국민의힘은 38석이다. 민주당이 전체 의석의 67.8%를 차지하며 3분의 2를 넘는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 입장을 유지하면 단독으로 재의결할 수 있다.
지방자치법 제120조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 의결이 월권이거나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해친다고 인정할 경우 의결사항을 이송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재의결에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민주당 80명만으로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개정안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중증장애인이 노동자로 고용돼 유엔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을 홍보하고 그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장애인 인식개선, 문화·예술 활성화, 권익옹호 활동을 수행하는 '캠페인 형식의 공공일자리'로 규정했다.
서울시장이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추진계획을 세울 때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개발·보급·확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고 참여 규모와 참여자 선정, 전담인력 배치·처우, 위탁기관 선정·운영 및 평가, 단계적 확대 방안도 마련하도록 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중증장애인이 장애인 편의시설을 모니터링하거나 인식개선 교육을 하고, 권익옹호를 위한 캠페인·행진 등에 참여하는 활동을 노동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노래·연주 등 문화예술 활동도 직무에 포함됐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않는 중증장애인을 우선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참여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고 1년 이상의 계속 고용을 보장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전담인력은 근로자 5명당 1명을 기준으로 배치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이번 개정안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재정 문제로 단순히 중단한 사업이 아니라 운영 실태와 정책 효과를 검토한 뒤 다른 형태의 장애인 일자리로 전환했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2023년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당시 참여자의 직무활동 가운데 50.4%가 집회·시위·캠페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 등을 사업 개편 이유로 제시해왔다.
서울시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종료한 뒤 2024년부터 '장애 유형 맞춤형 특화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권익옹호·캠페인 중심 활동 대신 카페와 병원, 교육기관, 제조·IT 등 실제 직무 경험과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자리를 확대하는 데 무게를 뒀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캠페인 형식의 공공일자리'로 조례에 명시했다. 서울시가 기존 사업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문제로 지적했던 캠페인 활동을 다시 공공일자리의 직무로 명문화하는 내용이어서 향후 심의 과정에서 사업 효과와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가 예상된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 문제는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였던 지난 5월 12일 서울 마포구 서울복지타운에서 '약자와의 동행' 복지 공약을 발표한 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로부터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 요구를 받았다.
오 시장은 당시 "범법을 하는 데 장애인이 참석하는 것을 일자리로 보고 수당을 지급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라며 "시민의 세금으로 범죄 행위를 조장하는 일자리를 지원하는 것은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신 기존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복원하기보다 장애 유형에 맞춘 특화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번 개정안에 민주당 소속 시의원 전원이 참여하고 재의결까지 가능한 의석을 확보한 만큼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제도화 가능성은 이전보다 커졌다. 향후 상임위원회 심사에서는 기존 특화일자리와의 중복 여부와 사업 효과, 계속 고용에 따른 예산 부담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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