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을버스' 지원금 413억 원…집행·증빙 첫 기준 만든다

110개사 사용실태 점검…고위험 업체는 현장 확인
회계 취약 20개사 컨설팅…반복 오류는 기준에 반영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시가 지난해 약 413억 원을 지원한 마을버스 재정지원금에 대해 처음으로 별도의 집행·증빙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기존에도 관련 법적 기준은 있었지만, 여러 법령 등에 흩어져 있어, 업체들이 실제 정산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나로 정리하는 것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가이드라인에는 마을버스 재정지원금의 사용 가능 범위와 정산·증빙 절차 등이 담긴다. 현재 대부분의 내용을 마련한 상태로 마을버스조합과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서울시가 마을버스 재정지원금에 대한 별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마을버스 재정지원금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 관련 법령과 지방보조금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집행·정산됐다. 지원금을 어디에 사용할 수 있는지, 집행 사실을 어떤 자료로 증빙해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근거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업체들이 실제 정산 때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정리한 형태는 없었다. 가이드라인에는 재정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항목과 사용할 수 없는 항목, 인건비 등 주요 항목에 지원금을 썼을 때 어떤 서류를 갖춰 서울시에 제출해야 하는지 등이 담긴다.

서울시가 별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는 마을버스 업계의 회계 여건도 고려됐다. 업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회계 업무를 전담할 인력이 부족한 곳이 있어 업체별 회계처리와 증빙관리 역량에도 차이가 있다는 판단이다.

회계 인력과 역량 차이로 정산 과정에서 서류 누락 등 실수가 발생할 수 있어 서울시는 사용실태 점검과 회계 컨설팅도 병행한다. 일부 업체에는 증빙자료 관리와 정산 방식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110개 사 사용실태 점검…고위험 업체는 현장 확인

서울시는 새 기준을 토대로 2025년도 재정지원금을 받은 마을버스 업체 110개 사 전체의 사용실태를 점검한다. 새 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전체 업체를 대상으로 살펴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정산자료를 서면으로 점검한다. 교부조건 준수 여부와 인건비·연료비 등 주요 항목의 증빙 적정성을 살피고 업체별 오류 유형도 분류한다. 정산보고서와 보조금 전용계좌 거래내역, 카드사용내역 등도 들여다본다.

서면점검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한 고위험 업체는 별도로 현장을 점검한다. 회계·감사 전문가가 장부와 증빙자료, 보조금 전용계좌 등을 직접 확인하고 용도 외 사용이나 증빙 미비 여부도 살핀다.

부적정 집행이 의심되면 업체에 소명자료를 요구한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증빙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환수 대상 여부와 금액을 검토한다. 허위자료 제출이나 조작 등 부정수급 의심 사례도 같은 절차를 거친다.

회계 취약 20개 사 컨설팅…반복 오류는 기준에 반영

점검 결과 회계관리가 취약하거나 정산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한 업체 20개 사는 별도 컨설팅 대상이 된다.

컨설팅에서는 보조금 집행 가능 항목과 전용계좌·카드 사용, 증빙자료 관리 등 실제 정산에 필요한 사항을 교육한다. 업체별 회계처리 방식과 증빙관리 수준, 정산자료 작성 실태를 진단하고 인건비·연료비 등 주요 집행항목에서 나타나는 오류와 개선방안도 안내한다.

점검에서 여러 업체에 같은 유형의 오류가 나타나면 향후 가이드라인에 반영한다. 부적정 집행 유형과 재발 방지대책을 정리하고 정산서식과 증빙기준도 보완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마을버스 적자재정지원 규모는 지난해 약 413억 원이다. 2020년 350억 9200만 원에서 2021년 430억 원, 2022년 495억 원, 2023년 455억 원, 2024년 361억 500만 원을 기록했다.

2021~2023년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것은 코로나19 당시 한시적으로 지원을 확대한 영향이다. 서울시는 이를 감안하면 연도별 지원액을 단순한 증감 추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은 이번에 처음 만드는 것으로, 없는 기준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법에 흩어져 있는 내용을 마을버스 업계가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정리하는데 가깝다"며 "업체들이 어떤 실수를 자주 하는지 확인되면 그 결과를 지침에 반영해 개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