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노른자위' 홈플러스 부지 매각 재검토…용도제한·경기침체 '암초'

감정가 약 4500억원 확인 뒤 공개입찰 보류…시장성 다시 따져
투자자 가격수용력 분석…현행 용도 조건 유지한 채 매각 추진

목동 홈플러스 부지.(양천구 제공)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 양천구가 목동의 '노른자위'로 꼽히는 옛 홈플러스 목동점과 인접 주차장 부지 매각을 위해 시장가치와 사업성을 다시 따져본다.

지난해 감정평가로 부지 가격을 확인했지만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공개입찰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양천구는 이번 용역을 통해 시장 동향과 사업성을 다시 살핀 뒤 구체적인 매각 가격과 추진 시기를 정할 계획이다.

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양천구는 최근 '매각 대상 공유재산의 최유효 활용방안 관점 가치 검토 용역'을 발주했다. 사업비는 5500만 원으로, 계약일부터 30일간 진행된다. 구는 제안서 평가를 거쳐 부지 가치 분석을 맡을 전문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대상은 목동 919-7번지 1만578.4㎡와 919-8번지 8594.5㎡ 등 총 1만9172.9㎡ 규모의 구유지다. 919-7은 홈플러스가 약 25년간 임대해 목동점으로 사용했고, 919-8은 주차장과 견본주택으로 활용돼 왔다.

홈플러스와의 대부계약이 끝난 뒤 919-7 부지의 지상 건물은 철거됐다. 지하층은 향후 개발 과정에서 철거하는 대신 홈플러스가 원상복구비 153억원을 양천구에 납부했다. 인접한 919-8 부지의 견본주택 임대도 종료됐다.

양천구는 이후 두 필지를 통합 매각해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역의 대표 랜드마크로 개발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기재 양천구청장도 인근 KT 부지와 양천우체국 개발 등을 연계해 미래형 성장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감정가 4500억원 확인 뒤 입찰 보류…시장수요·사업성 다시 따져

양천구에 따르면 당시 감정평가액은 약 4500억 원 수준이었다. 다만 가격을 확인한 뒤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놓고 고심하다 공개입찰에는 나서지 않았다. 매수자를 찾지 못해 입찰이 무산된 것은 아니다.

이번 용역은 땅값을 다시 감정하는 작업은 아니다. 기존 감정평가를 바탕으로 시장 수요와 개발 가능성, 사업성, 투자자의 가격 수용력 등을 분석해 실제 시장에서 형성될 수 있는 부지 가치와 적정 매각 전략을 검토한다.

민간사업자가 부지를 매입해 개발한다고 가정한 뒤 분양·임대·운영수입과 공사비, 금융비용, 세금 등을 반영해 투자 가능한 토지가격도 역산한다. 시장 참여자 의견도 수렴해 기존 감정평가액과 실제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도 살펴본다.

용역업체가 제시하는 가격이 그대로 매각 가격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감정평가와 이번 시장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최종 매각예정가격과 매각 전략을 정하는 데 참고할 예정이다.

연면적 절반 이상 용도 제한…전문가 "매수자 부담"

이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이지만 개발 용도에는 제한이 있다.

서울시는 2022년 이 일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업무시설(오피스텔 제외), 방송통신시설, 교육연구시설(입시학원 제외), 관광숙박시설 가운데 1개 이상을 반드시 도입하도록 했다. 이들 시설의 연면적 합계도 전체 연면적의 50% 이상이어야 한다. 해당 조건은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규모 부지는 개발 용도가 열려 있어야 매각이 수월한데, 용도나 비율에 제한이 있으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는 현재 용도 제한을 완화하거나 변경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해당 조건은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것으로 구가 임의로 바꾸기 어렵고, 단순 분양 중심 개발이 아닌 업무시설과 기업 유치라는 당초 취지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용역도 현행 용도 조건을 전제로 진행된다. 허용된 범위 안에서 어떤 시설을 어떻게 조합해야 시장성과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지 따져 적정 개발 방안을 검토한다.

용역은 향후 매각을 위한 중간 단계다. 양천구는 결과를 토대로 부동산 시장 동향과 적정 부지가치를 판단한 뒤 구체적인 매각 가격과 추진 시기, 매각 전략을 정할 계획이다. 919-7과 919-8을 함께 처분한다는 통합매각 방침도 유지한다.

양천구 관계자는 "매각은 결정된 방향이고 이번 용역은 매각을 위한 중간 과정"이라며 "시장 동향과 이 땅의 적정 가치를 다시 확인한 뒤 구체적인 매각 가격과 향후 절차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