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빌리면 9일 뒤 80만원 뜯긴다…'연 2433%' 불법 상품권 사채
서울시, 9월까지 '상품권 사채' 집중수사…3개 수사반 투입
거래 형식 달라도 실질은 대부…연 2703.7% 챙긴 업자 실형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50만원을 빌려준 뒤 불과 9일 만에 8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요구하는 이른바 '상품권 사채'가 확산하자 서울시가 집중수사에 나선다.
9일 동안 원금의 60%를 이자로 내는 구조로, 단순 환산하면 연이율이 약 2433%에 달한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상품권 거래를 가장한 변종 불법사금융 피해를 막기 위해 오는 9월까지 집중 기획수사와 단속을 벌인다고 30일 밝혔다.
상품권 사채는 대부업자가 상품권을 예약 구매하는 것처럼 거래를 꾸민 뒤 실제로는 소액을 빌려주고 단기간에 원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상품권 등으로 돌려받는 방식이다.
겉으로는 상품권 매매 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금전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대부 거래라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시는 3개 수사반을 편성해 자치구별 담당 구역을 지정하고 온라인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되는 불법 대부 광고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제보 접수와 정보 수집, 현장 수사를 병행해 미등록 대부업과 법정 최고이자율을 초과한 이자 수취 행위를 단속한다.
불법 대부업에 이용되는 전화번호는 '대포킬러시스템'을 통해 즉시 차단한다. 대포킬러시스템은 해당 전화번호로 반복해서 전화를 걸어 통화 연결을 어렵게 만드는 방식으로 불법 영업을 방해하는 시스템이다.
현행 대부업법은 대부업자와 여신금융기관의 이자율과 불법 채권추심 행위를 규제하도록 하고 있다. 대부업에 적용되는 법정 최고이자율은 연 20%다. 상품권 매매 형식을 취했더라도 실제로 돈을 빌려주고 원금보다 많은 금액을 돌려받는 구조라면 대부업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법원은 상품권 예약판매로 위장해 초고금리 이자를 받은 대부업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부산지법은 상품권 예약판매를 가장해 연 최고 2703.7%의 이자를 챙긴 피고인에게 지난 4월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보다 실질적인 금전 대여 관계를 기준으로 대부업법 위반 여부를 판단한 것이다.
상품권 사채업자들은 돈을 제때 갚지 못한 피해자에게 형사고소를 하겠다고 협박하거나 대출 과정에서 확보한 가족·지인의 연락처로 반복해서 전화와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행위 역시 현행법이 금지하는 불법 채권추심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청년과 저신용자, 자영업자 등 금융 취약계층의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 활동도 병행한다. 서울시 캐릭터 '해치'를 활용한 숏폼 영상을 제작해 상품권 사채의 거래 구조와 피해 사례, 대응 방법 등을 알릴 예정이다.
상품권 사채 피해를 봤거나 관련 불법행위를 발견한 시민은 서울시 응답소 민생침해 범죄신고센터나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경제수사과에 신고할 수 있다. 공익제보자는 심의를 거쳐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창석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상품권 거래를 가장한 불법사채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의 절박함을 악용하는 대표적인 민생침해 범죄"라며 "불법사금융 조직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는 한편 피해자 보호와 피해 예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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