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서 레서판다 새끼 2마리 탄생…국내 첫 자연번식

지난달 19일 출산해 건강하게 성장…당분간 비공개
가임기 연간 2~3일…체중 관리·맞춤형 쉼터 조성 결실

레서판다 엄마(리안)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대공원이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레서판다의 국내 첫 자연번식에 성공했다.

서울대공원은 지난달 19일 오전 10시쯤 레서판다 새끼 2마리가 태어나 현재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새끼들의 아빠는 캐나다 캘거리동물원에서 온 수컷 '라비', 엄마는 일본 다마동물원에서 온 암컷 '리안'이다. 라비와 리안은 수컷 '세이'와 함께 2023년 11월 종 보전과 번식을 위해 서울대공원에 들어왔다.

서울대공원은 반입 첫해 리안과 세이의 번식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듬해 라비와의 번식을 추진한 끝에 새끼 2마리가 태어났다.

레서판다는 단독생활을 하는 데다 1년 중 가임 기간이 2~3일에 불과해 번식이 까다로운 동물로 꼽힌다. 비만일 경우 번식 가능성이 낮아 세심한 체중 관리도 필요하다.

사육사들은 리안에게 신선한 대나무와 직접 채취한 죽순을 공급하고 훈련과 영양 관리를 병행했다. 행동을 관찰해 가임기를 파악한 뒤 라비와 합사했다.

소음에 민감한 특성을 고려해 방사장에는 모듈형 쉼터를 직접 제작해 설치했다. 다양한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레서판다가 스스로 안정적인 번식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서울대공원은 24시간 폐쇄회로(CC)TV로 어미와 새끼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다. 관람객의 소음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관람 구역을 제한하고 보육 공간과 사육 공간도 분리했다. 사육사의 출입 역시 최소화하고 있다.

새끼들은 예방접종을 마치고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공개하지 않는다. 서울대공원은 이후 상태를 살펴 단계적으로 시민에게 공개하고, 그전까지 성장 과정을 담은 영상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레서판다는 사이테스(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Ⅰ에 포함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서식지 파괴와 밀렵 등으로 야생 개체가 1만 마리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진순 서울대공원장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멸종위기종인 레서판다의 출산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새끼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세심히 관리하고 동물원의 종 보전과 동물복지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