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개혁·원포인트 개헌론 확산…투·개표 업무 '행안부'가?
정치권 논의 확산에도…행안부 "검토된 바 없어"
전문가들 "이관 실효성 의문 vs 조건부 논의 가능"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정치권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개혁 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투·개표 업무를 행정안전부나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선관위 개혁 논의가 원포인트 개헌론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행안부 역할 조정 여부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는 최근 선관위 개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투·개표 업무를 행안부나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아직 구체적인 기능 조정 방안을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아직 선관위 기능을 어디서 어떻게 맡아야 한다고 논의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전문가 의견을 듣고 개선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선관위 비상설화와 행안부 산하 편입 등을 포함한 개혁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에 대한 외부 감시·감독 장치 강화를 위한 원포인트 개헌론도 나오고 있다.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인 만큼 조직 개편이나 기능 조정 과정에서 헌법 개정 논의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투·개표 등 선거관리 업무는 선관위 소관이다. 행안부는 선거의회자치과를 통해 선거제도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선거 과정에서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투·개표 사무에 참여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법 역시 선관위가 선거 사무 수행에 필요한 인력 등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여야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45일간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조사 대상 기관은 중앙선관위와 각급 지역 선관위이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행안부 공무원,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에 대한 증인 채택도 추진될 예정이다.
이 같은 논의와 별개로 행안부는 관련 이관론이 공식적으로 검토되거나 협의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관련 논의는 언론을 통해 파악한 수준"이라며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검토되거나 협의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행안부 내부에서는 선거관리 체계 개편이 단순한 업무 조정 차원을 넘어선 사안이라는 인식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업무 범위의 문제가 아니라 선거관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라며 "선관위는 부정선거 이후 독립기관으로 운영돼 온 만큼 단순히 업무를 어느 기관이 맡을지의 문제로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관위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투·개표 업무 이관의 실효성과 현실성을 놓고는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장혜영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개표 업무를 특정 기관에 이관한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며 "지금도 선거 과정에는 지방공무원 등이 대거 투입되고 있는데, 행안부로 이관하더라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논의의 핵심은 어느 기관이 맡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선관위에 대한 국민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이냐"며 "기관을 바꾸는 문제보다 충분한 공론화와 사회적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반면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관위 역할 재정립을 전제로 투·개표 업무 이관 논의가 가능할 수 있다고 봤다.
조 교수는 "선관위 역할을 투·개표 업무로 한정해 본다면 행안부 이관 논의도 가능할 수 있다"며 "다만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인 만큼 제도 개편 과정에서는 헌법적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가 하는 일은 단순히 투·개표만이 아니라 선거 과정 전반에 대한 관리와 조사 기능까지 포함돼 있다"며 "선관위가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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