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소비쿠폰 100만 원당 소상공인 매출 43만원 증가"(종합)
13조 5000억 투입해 5조 8600억 순소비 증가
도봉·노원·성북 등 소비 여력 낮은 지역서 매출 증대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지난해 시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으로 소비쿠폰 100만 원 지급 시 소상공인 매출이 약 43만 원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정부가 세금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이전지출 성격 정책임에도 유의미한 순소비 증가 효과가 확인됐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조세연은 7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데이터로 검증하다: 정책효과의 실증분석과 향후과제'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행정안전부 용역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됐다.
정부는 지난해 1차로 전 국민에게 15만~45만 원의 소비쿠폰을 지급했고, 2차에서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에게 10만 원을 추가 지급했다. 사용처는 전통시장·동네마트·식당 등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으로 제한됐다.
연구진은 신한·삼성·현대·KB국민·BC·하나카드 등 국내 주요 6개 카드사 데이터를 활용해 전체 신용카드 결제액의 약 74.23% 수준에 해당하는 표본을 구축했다. 연구진은 이를 "전례 없는 규모의 미시 데이터"라고 평가했다.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정부가 직접 물품을 구매해 소비하는 정부지출이 아니라 국민에게 세금을 돌려주는 이전지출 성격"이라며 "일반적으로 이전지출은 순효과가 낮지만 이번 정책에서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소비쿠폰 정책의 순소비 진작 효과는 0.433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00만 원을 지급했을 때 약 43만 3000원의 추가 소상공인 매출 효과가 발생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는 해외 유사 연구에서 제시된 0.20~0.33 수준보다 높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1·2차 소비쿠폰 지급 규모는 총 13조 5200억 원이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소상공인 순소비 증대 효과를 약 5조 8600억 원으로 추산했다. 또 소비쿠폰으로 회복된 경기 흐름이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세수 회복까지 약 25년 10개월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장 소장은 "불황기에 소상공인 상권이 한 번 무너지면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이력효과를 막는 데 정책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불황기·바우처형·차등지급'이라는 조건 아래 나타난 결과라는 점도 강조했다. 장 소장은 "사용처와 기한을 제한한 쿠폰 설계, 저소득층 중심 차등 지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평시 현금 이전 정책으로 일반화해 해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특히 하후상박식 차등 지급 구조가 정책 효과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에서는 강남·서초·용산구보다 도봉·노원·성북구 등 상대적으로 소비 여력이 낮은 지역에서 매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전체 소비 전환율은 34.7%였지만 중위소득 미만 지역은 53.2%, 취약계층 비중이 높은 지역은 72.6%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지급 여부보다 대상·금액·사용처·기한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정책 핵심"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대기업·대형마트를 제외한 설계에 대해 "제한된 재원을 소상공인 중심으로 정교하게 조준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업·종합소매업·무점포소매업·음식료품 및 담배 소매업 등 생활밀착형 업종에서 전체 효과의 49.6%가 발생했다. 병원·자동차 수리 등 비용 부담으로 소비를 미뤄왔던 분야에서도 증가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민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약 70%가 소비쿠폰 정책이 국민 소비와 소상공인 매출 회복, 단기 민생경제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지급 방식과 관련해서는 '전 국민 동일 지급' 응답이 37.7%로 가장 많았지만 '소득 상위 10% 제외'와 '소득별 차등 지급'을 합치면 60%를 넘어 차등 지급 선호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소장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핵심은 단순 소비 확대가 아니라 불황기 소상공인 매출 방어와 지역상권 회복에 있었다"며 "취약지역과 저소득층 중심으로 효과가 집중됐다는 점에서 정책 설계 방향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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