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1년-上] 늘어난 산불, 빨라진 대응…진화시간 69% 단축

헬기 4.7대·인력 156명 투입…초기 진화 자원 늘어
군 헬기 143대 즉응전력…범정부 산불 대응체계 구축

편집자주 ...지난해 3월 경북 5개 시·군을 덮친 초대형 산불은 국내 산불 대응체계의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대규모 산림 피해와 주민 대피 혼란이 이어지면서 초기 대응과 자원 동원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로부터 1년. 산불 대응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해 대형 산불 이후 달라진 대응체계와 올해 봄철 산불 대응 상황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23일 오후 어둠이 짙게 깔린 경북 의성군 의성읍 업리 동사곡지(저수지) 뒤편 야산에 거대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2025.3.23 ⓒ 뉴스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올해 산불 발생은 늘었지만 대응 속도는 오히려 빨라졌다. 헬기와 진화 인력 투입이 확대되면서 주불 진화 시간은 지난해 평균 1시간 36분에서 30분으로 약 69% 단축됐다. 현재까지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1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3월 12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16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0건)보다 약 20% 증가했다. 최근 10년 평균(147건)과 비교해도 약 10% 많은 수준이다.

피해 면적은 약 716헥타르(ha)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3ha보다 약 7배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대형 산불이 이어졌다. 2월 경남 함양에서는 234ha, 밀양에서는 143ha 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최근 10년 동안 100ha 이상 대형 산불은 모두 12건 발생했다.

산불 증가에는 건조한 기상 조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약 3분의 2 수준에 그쳤고 특히 대구·경북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영남 지역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약 60일 동안 건조특보가 이어지며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경남 밀양 산불 이틀째인 24일 오전 삼랑진읍 검세리 산불 현장에서 산불진화 헬기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2.24 ⓒ 뉴스1 윤일지 기자
범정부 협력 강화…산불 대응체계 전면 정비

대응 체계 변화는 지난해 경북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을 계기로 추진됐다. 당시 산불은 약 149시간 만에 진화됐으며 피해 면적만 9만9289헥타르(ha)에 달해 1986년 산불 피해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피해로 기록됐다.

산불 대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진화 자원 투입 규모다. 올해 1~2월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는 건당 평균 4.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대보다 88% 늘었다. 진화 인력도 105명에서 156명으로 49% 증가했다.

자원 확대는 진화 속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피해 면적 기준 주불 진화 시간은 지난해 평균 1시간 36분에서 올해 30분으로 크게 줄었다.

대형 산불 대응에서도 공중 진화 자원이 크게 늘었다. 경남 함양 산불에는 하루 최대 54대, 경북 울진 산불에는 하루 최대 20대 헬기가 투입됐다.

또 올해 1~2월 산불과 관련한 국가 소방 동원령은 5차례 발령돼 지난해 전체 발령 횟수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산림청·소방·지자체·국방부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산불진화자원 운용협의회가 구성돼 헬기 등 진화 자원을 공동 운용하고 있다. 군 헬기 143대가 즉응 전력으로 편성됐고 산불 대응 단계도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됐다.

소방 역시 민가 방어 중심 지원에서 산불 현장 직접 진화까지 역할이 확대됐다.

주민 대피 체계도 강화됐다. 산불 확산 예측을 바탕으로 화선 도달 시간을 분석해 단계별 대피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화선 도달 예상 시간이 8시간 이상이면 대피 준비, 5시간 이하로 줄어들 경우 즉시 대피가 이뤄진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초기 진화와 선제적 주민 대피 중심으로 대응체계를 정비하면서 현장 대응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