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당시 전단지 제거…박희영 용산구청장 "직접 지시 안해"

"'전화해 보라'고만 했을 뿐…외사과장 연락에 의아"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1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신윤하 유채연 기자 =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전쟁기념관 인근 전단지 제거 작업과 관련해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전단지 제거 지시 여부와 관련해 "제거를 하라고 하지 않았다"며 "연락이 왔으니 우리 업무인 것 같은데 전화를 해 보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용산경찰서 외사과장이 전화해 시위가 끝나 가는데 시위하신 분들이 놓은 전단지 등 용품이 있으니 구청에서 치워야 한다고 했다"며 "사실 의아했다. 한 번도 외사과장에게 전화를 받거나 이런 업무 협의가 들어온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그러냐, 알겠다' 하고 내용은 모르지만 비서실장에게 전화해 '외사과장이 나에게 이런 전화가 왔으니 전화해 보라'고 했다"며 "바로 나가서 전단지 제거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청문회에서는 전단지 제거 지시 경위를 둘러싼 증인들 진술도 엇갈렸다.

참사 당일 용산구청 당직사령이었던 조원재 주무관은 "김재헌 비서실장에게서 '구청장 지시사항'이라는 말을 듣고 전단지 제거 작업을 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반면 김재헌 당시 용산구청 비서실장은 "구청장 지시사항이라는 표현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구청장에게 전화가 왔다는 정도의 표현은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단지 제거 요청을 한 김진호 용산경찰서 공공안녕정보외사과장은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집회가 끝나면 적치물을 정리하는 것이 기본적인 업무 관행이라고 생각해 구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는 참사 당일 용산구청 당직실 대응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조 주무관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소방에서 출동 관련 상황 메시지가 전달됐지만 당직실에서 직접 처리해야 하는 내용으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전단지 제거는 제가 직접 지시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그는 또 "피해자와 유가족에게는 백 번, 천 번을 해도 정말 죄송하고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전단지 제거는 제가 직접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