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초대형 방음벽' 규제 개선 서울시 건의

최대 19.5m 방음벽 필요…일조권, 조망권 침해 우려
주민 4500명 서명 청원서,, 서울시에 전달

영등포구 슬로건.(영등포구 제공)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 영등포구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에 설치되는 초대형 방음벽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에 제도 개선을 공식 건의했다고 9일 밝혔다.

현재 아파트 소음 방지를 위한 방음시설 설치 기준인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9조는 2008년 개정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아파트 1~5층은 실외소음도 65데시벨(dB) 미만, 6층 이상은 실내소음도 45데시벨 이하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이를 위해 방음벽이나 방음림 등 방음시설 설치가 필요하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일부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높이 13.5m에서 최대 19.5m에 이르는 대형 방음벽 설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양평 신동아아파트 재건축과 신길역세권 재개발 사업지에서는 기준 충족을 위해 대형 방음벽 설치가 검토되고 있다. 주민들은 방음벽으로 인한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 도시 경관 훼손, 보행 환경 악화 등을 우려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영등포구는 최근 열린 '정비사업 소통간담회'에서 주민 4500여 명이 서명한 규정 개정 촉구 청원서를 접수해 이를 서울시에 전달했다.

구는 획일적인 '실외 소음 기준' 대신 실제 거주 공간인 '실내 소음 기준'을 중심으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고성능 창호와 차음 기술이 발전한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실내 소음 차단 성능이 확보되면 대형 방음시설 설치 의무를 완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층을 비워두는 필로티 구조를 제외한 모든 층이 실내소음도 45데시벨 이하 기준을 충족하고 환기 설비 기준을 만족할 경우 방음벽 설치 의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규정 개정을 건의했다.

구는 이번 제도 개선이 이뤄질 경우 주민 주거 환경 개선과 도시 경관 보전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해당 건의안은 이달 중 서울시와 자치구가 참여하는 규제발굴협의체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현실 변화에 맞지 않는 제도는 합리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주민 생활 여건과 도시 미관을 함께 고려한 균형 있는 규제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