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돕고 특산품까지"…1515억 모인 '고향사랑기부제' 역대 최고
2025년 모금액 1515억원…전년比 72% 증가
10만 원 기부가 대세…광주 '한우 등심' 8억 팔려
- 한지명 기자
(세종=뉴스1) 한지명 기자 = 고향을 돕고 지역 특산품을 받는 '고향사랑기부제'가 2023년 시행 이후 3년째를 맞아 성과가 뚜렷해지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은 1500억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부금 대부분은 비수도권 지역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회 정책설명회를 열고 2025년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액이 1515억 원(잠정)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전년(879억 원) 대비 72% 증가한 수치다. 모금 건수도 139만 건으로 전년보다 80% 늘었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23년과 비교하면 모금액은 132.9%, 모금 건수는 164.5% 증가했다.
기부금의 흐름은 비수도권으로 뚜렷하게 향했다. 지난해 전체 기부금 가운데 92.2%인 1397억 원이 비수도권 지방정부로 유입됐다. 수도권에서 발생한 기부금 795억 원 중에서도 88.1%인 699억 원이 광주·전남·경북 등 비수도권 지역에 기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전남(239억 7000만 원)과 경북(217억 4000만 원)이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금했고, 광주(197억 6000만 원)가 뒤를 이었다.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한 모금도 활발히 이뤄졌다. 인구감소지역 89곳의 평균 모금액은 7억 6000만 원으로, 비인구감소지역 평균(4억 5000만 원)의 1.7배에 달했다.
특히 경북 영덕군은 인구수가 3만 2711명에 불과한데도 1인당 평균 모금액이 11만 원을 넘어서며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산불 발생 이후 기부가 집중된 데다, 지역 특산물(반건조 오징어) 등을 활용한 답례품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기부자는 30~50대가 83.2%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30대(34.9%)가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27.9%), 50대(20.4%) 순이었다. 기부 금액은 '10만 원 이하' 기부가 98.4%를 차지해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활용한 기부가 주를 이뤘다.
기부 방식은 온라인이 93.5%(1417억 원), 오프라인이 6.5%(99억 원)였다. 온라인 기부 가운데 민간 플랫폼을 통한 모금 비중은 26.4%(399억 원)로, 은행·기부전문기업 등 9개 민간 플랫폼이 참여 접근성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 시기는 연말에 집중됐다. 2025년 12월 모금액은 772억 원으로 전체의 50.9%를 차지해 절반을 넘겼다. 12월 모금 비중은 2023년 40.1%, 2024년 49.4%, 2025년 50.9%로 매년 상승하며 연말 기부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답례품 소비도 늘었다. 지난해 답례품 판매액은 351억 5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답례품 가운데 농축수산물이 56.9%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역 기반의 신선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기부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어졌다. 가공식품(31 만건, 26.2%), 지역상품권(16만 건, 13.4%)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광주 남구의 '한우 등심'이 8억 3000만 원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1위를 기록했다. 경북 영주의 영주사과, 제주의 감귤·흑돼지 세트, 햅쌀 등 지역 특산물도 기부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답례품 품질과 배송 지연을 둘러싼 민원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관리 체계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방정부와 함께 답례품 수급 계획과 대체 품목 운영 방안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또 연말 기부 집중 시기나 명절 수요 증가에 대비해, 특정 품목이 품절될 경우 대체 답례품을 사전에 확보하고 민원이 반복되는 업체는 선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정 사업에 기부금을 쓰는 지정기부제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6월 도입 이후 총 226개 지정기부 사업이 발굴됐으며, 이 가운데 140개는 모금을 완료, 86개는 진행 중이다. 지정기부 사업의 53.1%는 취약계층 청소년 지원에 활용됐다.
지난해 3월 산불 피해를 입은 경남 산청·울주, 경북 의성·안동·영덕 등 특별재난지역 8곳에는 지정기부를 통해 기부금이 집중됐다. 행안부는 지정기부가 일반기부에 비해 연중 비교적 고르게 모금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부터 법인 기부를 허용하고 민간 기부 플랫폼을 작년 9개사에서 15개사로 확대(대형 포털·연말정산 서비스 연계)하는 등 기부 참여 문턱을 낮출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민들이 보내주신 1515억 원의 기부금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기부금이 지역 주민의 복리 증진과 지역 문제 해결에 투명하게 쓰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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