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악습 '간부 모시는 날' 줄었다…중앙부처 10.1%→7.7%

행안부, 중앙·지방정부 현황 점검…지자체 23.9%→12.2%
소통 방식도 개선…말 부드럽게 하는 '쿠션어' 사용 장려

행정안전부 청사(행안부 제공)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공직사회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간부 모시는 날'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적 소통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8일 '간부 모시는 날' 근절을 위해 올해 전 중앙·지방정부의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에서 실효성을 보인 우수사례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간부 모시는 날'은 하급 공무원들이 순번을 정해 사비로 간부의 식사를 대접하는 관행으로 공직사회 대표적인 악습으로 꼽힌다.

행안부와 인사혁신처가 합동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앙부처에서는 해당 관행이 2024년 11월 10.1%에서 2025년 4월 7.7%로 2.4%포인트 감소했다. 지방자치단체는 같은 기간 23.9%에서 12.2%로 11.7%포인트 줄었다.

점검 결과, 다수 기관이 기관장의 근절 의지를 바탕으로 자체 실태조사와 청렴 교육을 병행하며 관행 해소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순한 금지 조치를 넘어, 세대·직급 간 소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직문화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우수사례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경우 기관장이 직접 '간부 모시는 날' 근절을 당부하고,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는 한편 점심 문화 개선을 위한 소통 행사를 추진했다. 서울시는 인사 시스템 내에 '모시는 날 익명신고센터'를 개설해 본청과 사업소 직원을 대상으로 신고와 실태조사를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전라남도는 '공감페이' 운동을 통해 식사비를 개인별로 정산하는 원칙을 전 직원에게 안내하며 더치페이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와 함께 일부 기관에서는 소통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충남 아산시는 발언을 부드럽게 만드는 '쿠션어' 사용을 장려했고, 산림청은 상호 존중을 강조하는 '따뜻한 말' 캠페인을 운영했다. 인사혁신처의 '청출어람', 강원특별자치도의 '런치앤런'처럼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는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도 확산되는 추세다.

행안부는 그동안 인사혁신처·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근절 대책 회의, 권고 공문 발송, 현장 간담회 등을 통해 분위기 확산을 유도해 왔다. 내년 상반기에는 인사혁신처와 추가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번 점검에서 발굴한 우수사례를 전 기관에 공유할 계획이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