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닥터9988 참여자 의료비 증가폭, 비참여자보다 연간 4만5000원 적었다

서울시,"255만명 이용, 예방적 건강관리 수단 자리잡아"
허리둘레·혈당 개선·당뇨 등 신규 환자 감소…12월 '슈퍼앱' 출범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 남산 둘레길에서 열린 '손목닥터9988 200만 돌파 기념행사'에서 걷기&기부챌린지 출발선에서 시민들과 함께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6.14/뉴스1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 시민 4명 중 1명(255만 명)이 이용 중인 스마트 건강관리앱 '손목닥터9988' 참여자들이 비참여자보다 의료비 증가폭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 실천을 중심으로 한 건강관리 효과가 의료비 절감과 신체지표 개선, 정서적 안정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와 참여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결과, 손목닥터9988 참여자의 연평균 의료비 증가액이 비참여자보다 4만5345원 적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석은 참여자·비참여자 특성을 맞춰 비교하는 '성향 점수 매칭(PSM)' 기법을 활용해 정확도를 높였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이는 2025년 기준 참여자가 250만 명일 경우 연간 의료비 약 1134억 원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업 참여 전후 의료비 증가 폭 차이 분석(서울시 제공)
"50대 이상 절반" 중장년 중심 확산…평균 8606보 걸어

'손목닥터9988'은 만 18세 이상 시민에게 하루 8000보(70세 이상 5000보) 걷기 미션을 제시하고 달성 시 포인트를 제공하는 앱으로, 2021년 첫 도입 이후 누적 가입자는 255만 명을 넘겼다. 참여자 절반(50.6%)이 50대 이상으로 확인돼 중장년층 건강관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 2021년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참여자 218만여명을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걸음수는 8606보였고 60대(9386보)가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일별로는 금요일이 가장 많이 걸었으며 주말 평균 걸음수는 평일 대비 11.9% 적었다.

18개월 이상 앱을 꾸준히 사용하고 목표 걸음을 90% 이상 달성한 '열정참여자'(1.75%)는 하루 평균 1만2743보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 중 74.3%가 50대 이상으로, 장기 이용자일수록 활동량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적극참여자는 의료비 절감 폭 더 커…입·외래비 모두 개선

걷기 실천 강도에 따라 의료비 차이는 더욱 명확하게 벌어졌다.

하루 8000보(70대 이상 5000보)를 주 3회 이상 걸은 ‘적극참여자’의 의료비 증가폭은 비참여자보다 4만3815원 낮았다.

또 같은 참여자 그룹 내 비교에서도 적극참여자의 입원비·외래비 증가폭이 비적극 참여자보다 총 26만7593원 적었다.

이는 단순 참여 여부를 넘어 △걷기 빈도 △표 달성률이 의료비 개선과 직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22년 적극 참여자(주3회 이상) 및 비적극 참여자 외래비 증가폭 차이(서울시 제공)

신체 변화 역시 뚜렷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데이터(2021·2023년)를 비교한 결과, 참여자는 허리둘레 정상비율이 0.4%포인트(p) 증가했지만, 비참여자는 0.1%p 감소했다.

아울러 혈당 정상비율도 참여자는 1.2%p 늘었지만 비참여자는 0.1%p 줄었다.

대사증후군 위험도에서 당뇨 신규 환자 발생률은 7.9%, 고혈압 신규 환자 발생률은 9.1% 감소했다. 이는 장기간 누적된 걷기 습관이 신체지표 개선과 만성질환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통계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정서 개선도 확인…"우울감 26.6%·스트레스 48.6% 감소"

건강효과는 신체를 넘어 정신건강으로 확장됐다.

서울시가 진행한 참여자 2200명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는 '건강에 대한 태도가 개선됐다'고 답했고, 태도 개선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참여자보다 하루평균 697보 더 걸었다.

또 12개월 이상 장기 참여자의 경우 스트레스는 48.6%, 우울감 점수는 3.84점에서 2.82점으로 26.6% 줄었다. 가족·친구·직장동료와 함께 앱을 사용한다는 응답도 85.7%로, 건강활동이 사회적 관계 활성화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다음달 1일 '손목닥터9988 슈퍼앱'을 새롭게 선보인다. 단순 걷기 중심 서비스에서 벗어나 △서울체력9988 △대사증후군 관리 △치매예방 △금연관리 등 다양한 건강관리 기능을 통합해 제공한다.

주말 활동량 감소 등 패턴 분석도 반영해 인센티브 체계를 강화하고, 개인화된 건강통계와 보험료 할인 연계 등 혜택도 확대한다. 중장년층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해 UI·UX도 직관적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이동률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손목닥터9988은 초고령사회 진입기에 시민 건강을 지키는 대표적 예방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며 "슈퍼앱 전환을 계기로 체력증진·만성질환 관리 등 의료비 절감과 직결되는 기능을 더욱 강화해 ‘건강한 9988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