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주택 거주하며 체납…가택수색하니 현금·에르메스 수두룩

압구정·한남 등 거주 체납자 4명 대상…14억 압류

수색 물품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시가 국세청과 합동으로 고액·상습체납자의 고가주택을 전격 수색해 현금과 명품 등 총 14억 원 상당의 재산을 압류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국세와 시세를 동시에 체납한 고액체납자 4명을 대상으로 합동 가택수색을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수색에는 서울시 38세금징수과와 서울지방국세청 소속 공무원 등 24명이 투입됐다.

서울시와 국세청은 수색을 통해 현금 4억 원과 에르메스·샤넬 등 고가 명품가방, 귀금속 등 약 14억 원 상당의 압류 물품을 확보했다. 현금은 즉시 체납세액 충당에 사용됐으며, 나머지 물품은 공매 절차를 거쳐 체납세 납부에 활용될 예정이다.

체납자들은 수차례 납부 독촉에도 불응하고 재산을 증여하는 등 회피 정황을 보였던 인물들로, 모두 압구정동·도곡동·한남동 등 고급주택지에 거주 중이었다. 서울시와 국세청은 납세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 체납자를 각각 2명씩 선정해 합동으로 수색을 진행했다.

주요 사례로 A씨는 국세 5억 원, 지방세 5000만 원 등 총 5억5000만 원을 체납한 상태로, 압구정동 자택 수색 결과 현금 4억 원이 발견돼 즉시 압류·수납됐다.

또 다른 B씨는 국세 118억 원, 지방세 7억 원 등 125억 원을 체납하고 한남동 고가주택에 거주하며, 수색 과정에서 감정가 9억 원 상당의 명품가방 60여 점이 압류됐다. C씨는 도곡동 자택에서 700만 원 현금과 3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이 추가로 압류됐다.

서울시와 국세청은 이번 합동 수색을 통해 체납자 정보와 징수 기법을 공유하고, 향후 합동 징수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훈 서울시 재무국장은 "납세 여력이 있음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될 것"이라며 "국세청 등과 긴밀히 협조해 비양심 고액체납자를 끝까지 추적하고 조세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