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업무시스템 647개 중단…"복구 시점 말하기 어려워"(종합)

"우체국 등 파급효과 큰 서비스부터 신속 복구"
"세금 납부, 서류 제출 정상화 이후로 연장"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9.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권혜정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중단돼 행정서비스에 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대국민 파급효과가 큰 우체국 금융, 우편 등 주요 정부서비스 장애부터 신속 복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27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발생한 정부 서비스 장애로 인해 국민들께서 겪으신 불편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와 장애 대응 상황에 대해 "26일 오후 8시15분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무정전전원장치 배터리를 지하로 이전하기 위한 작업 중, 전원이 차단된 배터리 한 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즉시 소방서에 신고하고 작업인력을 대피시켰으며 종합상황실에 신고해 장애발생 상황을 신속히 전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의 중대함을 고려해 위기경보수준을 '경계'에서 '심각'으로, '위기상황대응본부'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해 화재상황과 장애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차관은 "오늘 오전 6시 30분쯤 배터리 화재는 진압되었으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라며 "이는 화재의 영향으로 항온항습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서버의 급격한 가열이 우려되었고, 정보시스템을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동을 중단시킨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는 항온항습기를 우선 복구 중에 있으며, 이후에 서버를 재가동하여 복구조치를 하고자 한다"며 "우체국 금융과 우편 등 대국민 파급효과가 큰 주요 정부서비스 장애부터 신속히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차관은 장애 상황 지속에 따라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등급 정보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 서비스 연속성 계획에 의거해 수기 접수 처리 체계, 대체 사이트 안내 등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수 있도록 해당기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민원처리가 지연되어 국민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시스템 정상화 이전에 도래하는 세금 납부, 서류 제출은 정상화 이후로 연장토록 유관기관에 안내하고 협조를 구했다"고도 했다.

김 차관은 "국민께서 정부서비스 장애 발생을 미처 알지 못해 당황하시는 일이 없도록 오전 8시 재난문자를 발송해 국민신문고 등 주요 정부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는 것과 관공서 방문 전 서비스 가능여부를 확인해주실 것을 안내했다"며 "이후에도 혹시나 불편을 겪고 계시는 국민의 사례를 취합하고 적극 대응해 국민 불편이 지속되지 않도록 필요한 사항을 적극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민원이나 서비스를 신청하실 경우 해당기관의 안내에 따라 대체사이트에 접속하시거나 오프라인 창구를 활용해주시길 부탁한다"며 "구체적인 정부서비스 장애 상황과 대체사이트는 네이버 공지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고 전했다.

27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 화재감식 관계자들이 건물 내부로 이동하고 있다. 2025.9.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복구 시점에 대해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열기가 빠지고 소방에서 안전점검이 끝난 후 서버를 재가동하면서 확인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시간 내 복구를 목표로 한 적이 있으나, 이번 장애는 화재로 인한 것이라 상황이 다르다"며 "아직 열기가 빠지지 않아 복구 작업에 착수하지 못했고, 우체국 등 주요 서비스도 안전 점검 후 재가동 여부를 확인해야 하므로 섣불리 시점을 말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라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화재 원인에 대해 윤상기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은 "작업자가 배터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불꽃이 발생한 것은 확인됐다"며 "전원이 차단돼서 화재가 발생했는지, 다른 요인인지는 국과수 조사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석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장은 "대전·광주·대구 3곳에 센터가 있으나 현재는 최소한의 데이터 백업만 돼 있다"며 "시스템별 피해 상황을 확인해 1등급 핵심 시스템부터 단계적으로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고, 위기상황대응본부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전환했다. 전산재난으로 중대본이 실제 가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끝으로 김 차관은 "다시 한번 이번 장애로 인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큰 불편을 겪으신 데 대해 거듭 죄송하다"며 "장애를 신속히 복구하고 상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이후 복구 경과와 대응계획도 빠른 시일 내에 상세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