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서 운동하고 샤워하고…아차산역 등 '펀스테이션' 4곳 늘린다
아차산·중계·몽촌토성·신목동역에 조성
역사별 특성 살려 생활체육 거점으로 변신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대합실이나 창고로만 쓰이던 지하철 유휴공간이 시민 체육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운동과 샤워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생활체육 거점으로 꾸며져 출퇴근길에도 편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된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아차산·중계·몽촌토성·신목동역 등 4곳을 대상으로 2026년 3월까지 '펀스테이션'을 조성할 계획이다.
역사별 콘셉트는 제각각이다. 5호선 아차산역은 등산객과 트레일러너를 위한 런베이스로, 샤워실과 라커·짐보관 공간이 들어선다. 7호선 중계역은 당현천 러너들을 겨냥해 스트레칭 공간과 커뮤니티 라운지가 포함된 생활 러닝 거점으로 꾸며진다.
8호선 몽촌토성역은 올림픽공원과 맞닿아 있어 그룹 러닝 클래스와 이벤트 공간이 마련된다. 트레이닝 존 뿐만 아니라 이용자 교류를 위한 커뮤니티 라운지도 마련됐다.
9호선 신목동역은 러닝과 파크골프를 결합한 복합형 펀스테이션으로 꾸민다. 지난해 먹골역에서 시범 운영된 스크린 파크골프가 큰 호응을 얻자, 규모를 확대해 러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러닝 관련 시민 요구가 꾸준히 있어 가능한 역사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샤워실은 지하철 구조상 환기·배수 조건을 세밀히 따져 설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펀스테이션은 오세훈 시장이 내세운 '편한 지하철을 펀(fun)한 지하철로!'라는 슬로건에서 출발했다.
여의나루역 '러너 스테이션'(2024년 5월 개장)은 샤워실과 파우더룸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같은 해 12월 문을 연 뚝섬역은 그룹 PT 중심의 '핏 스테이션', 올해 6월 개장한 먹골역은 증강현실 사이클존과 AI 기반 체력 측정을 결합한 '스마트무브 스테이션'이다. 이번에 4곳이 추가되면 내년까지 총 7개소로 늘어난다.
이용 실적도 늘어나고 있다. 여의나루역은 개장 이후 현재까지 15만 9165명이 이용했고, 뚝섬역은 6581명, 먹골역은 5213명이 찾았다. 시는 "역사별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광화문·회현·월드컵경기장역에도 런베이스(러너 전용 거점)가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월드컵경기장역은 월드컵공원과 한강 러닝 코스와 맞닿아 있어 시민들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거점으로 기대된다.
시는 장기적으로 25개 자치구마다 한 곳씩 펀스테이션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시는 시설 확충과 함께 브랜드 체계도 손본다. 그간 '러너·핏·스마트무브 스테이션'처럼 외래어 중심 명칭이 시민들에게는 낯설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 7월 서울시에 한글화 권고를 보냈다.
이에 시는 연내 시민 공모와 전문가 협의를 거쳐 새 이름을 확정하고, 안내체계를 일관되게 정비할 방침이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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