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장애인도 '아보하' 누리도록 장벽 없앨 것"(종합)

'2530 장애인 일상활력 프로젝트' 발표
일자리·주거·이동권·인권 4대 분야 2조 투입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530 장애인 일상활력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는 일자리, 주거·돌봄, 이동·접근, 인권·여가 등 4대 분야 12개 과제에 총 2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2025.9.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서울 시민에게 평범한 하루가 장애인에게는 도전의 연속"이라며 "장애가 있는 시민도 '아주 보통의 하루(아보하)'를 누릴 수 있도록 장벽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장애인의 자립과 일상 회복을 위한 '2530 장애인 일상활력 프로젝트'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는 일자리·주거·돌봄·이동·접근·인권·여가 등 4대 분야 12개 과제에 총 2조원이 투입된다.

오 시장은 "전체 인구 취업률은 63%지만 장애인 취업률은 37%에 불과하다. 10명 중 7명이 가족 돌봄에 의존하고 생활체육 참여율도 절반 수준"이라고 현황을 짚었다.

이에 시는 공공일자리를 연간 5000개에서 2030년 1만2000개로 확대한다. 발달·뇌병변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직업학교를 개교하고, ICT 등 미래 산업 교육과 기업 수요형 직무 경험을 제공한다. 기술교육원에는 목공·바리스타·제빵 등 '장애인 특화과정'을 신설한다.

소득 보장책으로는 '서울형 개인예산제' 대상을 2030년까지 누적 2600명으로 확대하고, 지원액은 1인당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높인다. 장애인 부가급여는 월 4만원에서 8만원으로 늘려 3만여명에게 지급한다.

주거 분야에서는 '장애인 지원주택'을 336가구에서 500가구로 확대하고, 기존 단체형 거주시설을 개인 방과 주방·거실을 갖춘 가정형으로 전면 리모델링한다. '공동생활가정'은 150곳에서 250곳으로, '자립체험주택'도 30곳 새로 공급한다.

오 시장은 "지난달 유럽 출장 때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요양·장애인 시설을 둘러보고 지역사회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걸 느꼈다"며 "탈시설만이 정답은 아니고, 장애 정도와 유형에 맞는 다양한 주거 형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돌봄·건강 대책으로는 발달장애인의 조기 노화에 대응하는 '40+ 주간이용시설'을 자치구별로 30개소 설치하고, 최중증 장애인을 돌보는 65세 이상 고령가족에게 월 30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전국 최초로 위암(30~39세), 대장암(40~49세) 조기검진을 지원하고, 만 9세 미만 장애아동 2000명에게 연간 100만원의 의료비를 제공한다.

이동권 확대를 위해 AI·로봇 기술을 활용한 첨단 보행 보조기기를 500명에게 보급하고, 휠체어 동력보조장치도 1500명에게 지원한다.

마을버스는 2030년까지, 시내버스는 2032년까지 100% 저상버스로 전환하고, UD(유니버설디자인) 택시는 2030년까지 1000대까지 확대한다. 생활밀착형 소규모 점포 8000곳에는 경사로를 설치하고, 모든 횡단보도에는 음향신호기를 부착한다.

인권·여가 분야에서는 시설 내 중대한 침해 사례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즉시 폐쇄하고, '장애인 인권 호루라기단' 500명을 운영한다. 생활체육교실은 200곳에서 300곳으로 확대하고, 시립 공연장에는 배리어프리 공연이 정례화된다.

오 시장은 "언젠가 장애인 시민이 '나도 세금을 내는 당당한 서울 시민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까지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오늘 목표는 장애인 한 분 한 분이 일을 통한 자아실현, 정체성, 자존감 확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장애 정도에 걸맞은 일자리를 발굴·지원하고, 오늘 설정한 목표 이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계획을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