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 시민 건강수명 3세·운동실천율 3%p 높일 것"(종합)

'더 건강한 서울 9988'…체력인증센터 100곳 확대
'통쾌한 한끼' 추진…노인전문진료센터 신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9988 평생건강 서울' 기자설명회에서 정희원 건강총괄관과 근력운동 시범을 보이고 있다.(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의 목표는 '3·3·3'입니다. 2030년까지 건강수명을 3세 늘리고 운동 실천율을 3%포인트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조만간 이 정책이 전국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오전 시청에서 '더 건강한 서울 9988'을 발표하며 "고혈압·당뇨·비만 등 (서울 시민의) 건강 지표가 악화하고 의료비 지출도 연간 20조원을 넘어섰다"라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이를 위해 건강수명을 현행 70.8세에서 74세로, 운동 실천율을 26.8%에서 3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계획에는 지난달 위촉된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이 참여했다.

계획에는 △365일 운동하는 도시 △건강한 먹거리 도시 △어르신 건강노화 도시 △건강도시 디자인 등 4대 과제, 14개 핵심사업을 담았다.

운동 인프라 확충이 첫 과제다. 자치구별 '체력인증센터'를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해 2030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한다. 시민은 이곳에서 체력 측정과 전문가의 맞춤형 처방을 받을 수 있으며, 체력등급 향상 시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오 시장은 "누구나 30분만 투자하면 체력 인증을 받고 맞춤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체력등급을 부여하고 포인트를 지급해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증을 받으면 5000포인트, 목표를 달성하면 추가 5000포인트를 주는 방식"이라며 "싱가포르도 비슷한 제도로 건강보험 지출을 줄이고 있다. 서울에서도 시민 건강 열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시민참여형 '느림보 마라톤'은 올가을 5000명 규모로 시작해 내년부터 연 7회로 확대하고, '가상현실 스포츠실'과 학교 체육시설은 각각 100곳까지 조성·개방한다.

먹거리 정책도 추진된다. 외식업소 잡곡밥 선택제 '통쾌한 한끼'를 올해 1000곳에서 시작해 2030년 1만5000곳으로 확대한다.

편의점·학교 매점에는 건강식품을 어린이 눈높이 매대에 배치하는 '우리아이 건강키움존'을 내년 300곳에서 시범 운영해 2030년 2000곳까지 늘린다. '가공식품 영양등급제'는 내년 당류부터, 2027년에는 나트륨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노인 돌봄 분야에서는 시립병원 4곳에 다학제 협진 기반 '노인전문진료센터'를 신설하고, 호스피스 병상은 2027년까지 224병상으로 확충한다. 의사·간호사·영양사·운동사 등이 참여하는 '서울 건강장수센터'는 올해 13곳에서 내년 전 자치구 43곳, 2030년 100곳으로 확대한다.

AI 기반 치매예방 플랫폼 '브레인핏45'는 이달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AI 상담과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능을 추가하고, 이후에는 위험군을 치매안심센터와 자동 연계한다.

정 총괄관은 "운동 실천율 3%포인트 상승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건강수명 3년 연장은 도전적인 목표지만, 장수센터가 2030년까지 확충된 이후에야 본격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환경 개선도 병행된다. 주요 활동 구간에는 '건강 쉼 벤치'를 설치하고, 공공건축물 설계 단계부터 '걷고 싶은 계단'을 포함한다.

현재 240만명이 이용 중인 '손목닥터 9988'은 대사증후군 관리, 금연, 치매예방 등 기능을 통합한 슈퍼앱으로 개편되며, 걷기 성과에 따른 보험료 3~10% 할인 제도도 추진된다.

한편 오 시장은 서울건강총괄관 신설 배경에 대해 "정책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서울에는 이미 브랜드·건축 총괄관 제도가 자리잡고 있다"며 "정희원 총괄관도 대학병원 진료를 넘어 사회 전체 건강지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깊은 전문성과 애정을 갖춘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건강도시 정책뿐 아니라 어르신 복지까지 의학적 지식이 바탕이 돼야 가능하다"며 "협업 체계를 원활히 가동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