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핏·스마트무브' 난해한 외래어…서울시, '펀 스테이션' 한글화 추진

외래어 브랜드 한글명으로 정비…문체부도 교체 권고
먹골·광화문·회현·올림픽경기장역, 안내시설물 새단장

5호선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시가 지하철 유휴공간을 운동·문화 체험 거점으로 활용하는 '펀 스테이션' 사업의 명칭을 한글화하고 통합 브랜드 체계를 구축한다. 난해한 외래어 사용과 역사별 디자인 불일치 문제를 바로잡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명 외래어 자제 권고에도 대응한다는 취지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연내 '펀 스테이션' 브랜드를 한글화해 재정비하고, 역사별 안내체계를 일관되게 정비한다.

시는 먼저 역사별 명칭과 기능을 시민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통합 디자인 시스템을 마련한다. 서체·컬러·레이아웃을 아우르는 기준을 세우고, 기존 '러너·핏·스마트무브 스테이션' 등 영문 사업명은 시민이 이해하기 쉬운 한글 명칭으로 교체한다. 영문-한글 병행 표기 기준도 함께 정비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먹골역·올림픽경기장역·광화문역·회현역 공용공간에는 정보판·픽토그램 등을 새로 설치한다. 펀 스테이션이 어떤 공간인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안내체계를 일관되게 정비해 시민 인지도를 높이고, 사업 취지와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려는 목적이다.

펀 스테이션은 오세훈 시장이 '편한 지하철을 펀(fun)한 지하철로!'라는 슬로건 아래 추진하는 생활체육 프로젝트로, 지하철역 유휴공간을 재활용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운동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2024년 6월 여의나루역 러너 스테이션(탈의실·파우더룸 등 편의시설), 같은 해 12월 뚝섬역 핏 스테이션(그룹 PT 중심 운동 공간), 올해 2월 먹골역 스마트무브 스테이션(증강현실 사이클존·AI 기반 체력 측정) 등이 잇따라 조성됐다.

그러나 빠른 확산 과정에서 명칭이 제각각이고 디자인도 일관되지 않아 시민들이 사업의 성격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정비는 문화체육관광부 권고와도 맞물린다. 문체부는 지난 7월 14일 서울시에 '펀 스테이션·러너 스테이션·핏 스테이션·스마트무브 스테이션' 등 외래어 정책명을 이해하기 쉬운 한글로 교체하라는 개선 권고 공문을 보냈다.

서울시는 국립국어원·문체부 국어정책과·시 홍보담당관 등과 협의해 명칭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미 2014년 '서울시 국어사용조례'를 제정해 정책명과 공문서에서 쉬운 국어 사용을 장려해왔다.

나아가 시는 앞으로 펀 스테이션을 25개 자치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모든 역사에 일괄 적용하기는 어려운 만큼,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조성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래어 위주 명칭을 한글화하고 안내체계를 일관되게 정비해 시민이 '이게 펀 스테이션 사업이구나' 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단순히 한글로 이름을 바꾸는 것을 넘어 시민 참여를 통해 사업 취지와 공간 기능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명칭을 만들고, 브랜드 체계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가 펀 스테이션 공간브랜딩 사업 대상으로 선정한 지하철 공용공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먹골역, 올림픽경기장역, 회현역, 광화문역.(서울시 제공)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