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낙제점'…개혁신당과 합당도 방법"
"토허제는 폭등시 예외적으로…지금은 시점 아냐"
'서울형 진흥기금' 통해 임대주택 공급 확대 구상
- 한지명 기자
(밀라노=뉴스1) 한지명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럽 출장 마지막 일정지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국민의힘의 쇄신 필요성을 강하게 언급하며, 개혁신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언급했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분열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당내 변화에 대한 자신의 역할론을 다시금 부각했다.
오 시장은 5일(현지시간) 밀라노에서 유럽(오스트리아·이탈리아) 출장 일정을 마무리한 뒤 동행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당의 역할은 과거 회귀적이라기보다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와 2년 뒤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느끼는 이런 불안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준비된 정당인가를 돌아보면 선거에서 크게 패한 이후에도 변화와 혁신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부족했다"며 "그런 점에서 지금은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출장 전후로 우리 당의 젊은 정치인들과 개혁신당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며 "귀국 이후에도 당의 중진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 모색하는 기회를 자주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보도됐듯 개혁신당과의 합당론도 그중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합당 자체가 목표가 되는 게 아니라, 그런 모멘텀을 통해 우리 당이 몸부림치는 모습을 국민께 보일 때 불안을 가진 국민이 다소나마 기대감과 안도감을 가질 수 있고 그게 정당이 해야 할 최소한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질문에는 신중론을 재확인하며, 규제 도입은 예외적이고 엄격한 조건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발표는 상당히 예외적인 상황, 상당한 폭등이 이뤄질 때 구사하는 것"이라며 "그 점에서 지금은 토허제를 추가로 구사할 시점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잘라 말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최근 발표된 고강도 시장 안정 조치를 두고 "의미는 있는 제재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통화량 조절 등 거시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가격은 정확히 돈의 공급에 비례한다"며 "경기 살리기를 명목으로 통화량을 시중에 풀면 과연 부동산 가격이 잡힐 수 있을지 우려가 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자신의 주거공급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가 향후 거취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서울시민이 지난 4년, 앞으로 1년을 포함해 총 5년간의 시정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해주실지가 중요하다"며 "특히 주택공급에 대한 제 의지와 노력, 그리고 성과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해주실까가 저도 굉장히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또 "그 결과로 최근 부동산 관련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며 "'어느 동네가 신통기획지구로 지정됐다', '도계위 통과됐다', '관리처분 진도 나갔다'는 기사들이 매일 나오는 건 지난 4년간 CPR의 심폐소생술 결과 아닌가 자부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번 유럽 시찰을 통해 확인한 공공주택과 도시 디자인 사례를 서울시정에 반영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특히 비엔나의 공공주택 시스템에서 민간 자본을 유도해 재정을 보완하는 기금 구조에 주목하며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서울형 진흥기금'을 통해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금을 조성해 일정 부분 공공이 지원하되, 민간이 과감하게 투자하도록 인센티브 수단으로 기금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아직 무르익은 단계는 아니지만, 귀국 후 제로베이스에서 깊이 있게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수영장이 있고 타워팰리스 같은 공공주택을 제공하겠다는 상징적 표현을 썼지만, 그런 표현으론 담을 수 없는 가치가 비엔나 공공주택에 깃들어 있었다"며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마음가짐과 시각을 반성하게 됐다"고 했다.
나아가 밀라노에서 확인한 도시 디자인 사례들이 서울 도심개발과 용산국제업무지구 구상에 참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디자인이야말로 미래를 위한 현재의 투자"라며 "포르타 누오바와 시티라이프에서 본 사례들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건축물의 모습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고 지켜봤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돌아가면 이번 출장에서 본 걸 각 방면에서 녹여내 좀 더 서울시민이 편리하고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한 도시가 되기 위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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