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단' 정문 주변 담장 사라지고 정원 들어섰다
2009년 소공동 이전…16년 만에 열린공간으로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서울시가 사적 제157호 환구단의 첫 관문인 '환구단 정문'(서울시 문화유산자료 제53호) 일대를 '담장 없는 정원'으로 재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시는 기존에 설치됐던 펜스와 담장을 철거하고, 역사적 상징성이 담긴 수목을 식재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머무르며 환구단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환구단 정문 열린 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했다고 2일 밝혔다.
환구단은 1897년 조선 고종이 황제 즉위식을 거행하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건립한 제단으로, 대한제국 선포를 알리는 상징적 장소다. 현재는 일제에 의해 본단이 철거되고 황궁우만 남아 있으며, 본단 자리에는 조선호텔이 들어서 있다.
환구단 정문은 1968년 도시개발 과정에서 매각된 이후 한동안 소재가 파악되지 않다가 2007년 우이동 그린파크호텔 재개발 과정에서 발견됐다. 서울시는 정문이 원 위치에서 이탈한 채 훼손됐지만 상징성이 큰 만큼 원부재를 최대한 활용해 2009년 현재 위치인 중구 소공동으로 옮겨 복원했다.
기존에는 정문 주변에 펜스와 담장이 설치돼 접근이 어려웠으나, 서울시는 시민들이 보다 쉽게 접근하고 환구단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형 정원으로 바꿨다.
서울시는 정원 조성 과정에서 고종의 왕실과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아 오얏나무, 배롱나무 등 교목 4종 12주와 모란 등 관목 8종 180주를 심고, 하부에는 잔디를 조성해 개방감을 높였다. 오얏나무는 조선 왕조의 성씨인 이씨(李氏)를 상징하며, 배롱나무는 번영과 장수를, 모란은 부귀와 화려함을 의미한다.
또한 환구단 정문 화단에는 '고종실록' 제36권에 수록된 고종 34년 10월11일(양력)자 실록 문구인 '無待聲明於天下, 而天下皆知大韓之號矣(세상에 공표하지 않아도 세상이 모두 '대한'이라는 칭호를 알고 있을 것이다)'를 새기고, QR코드를 통해 배경 설명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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