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개최지를 가다]<1>밴쿠버…경제·사회적으로 성공한 대회

© News1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선수촌은 고급형 전략과 2008년부터 불어닥친 세계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 거품 등이 불거지면서 밴쿠버시 당국에 엄청난 경제 부담으로 작용했다.
© News1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선수촌은 고급형 전략과 2008년부터 불어닥친 세계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 거품 등이 불거지면서 밴쿠버시 당국에 엄청난 경제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은 88 서울올림픽과 2002 한일월드컵 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함으로써, 세계에서 5번째로 ‘그랜드슬램’ 달성 국가가 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같은 국제적인 메가 스포츠대회는 강원도 지역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에도 긍정적인 효과는 물론, 부정적인 영향도 크게 미칠 것이다.

알펜시아 부채 문제를 비롯, 자치단체 비용부담과 대회규모, 실질적인 파급효과 등을 놓고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논의도 크게 일고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1주년을 맞아 1994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부터 2010 벤쿠버동계올림픽 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대회를 개최했던 올림픽 도시들의 ‘어제와 오늘’을 분석함으로써 2018년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본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의 밴쿠버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은 2010년 2월12~28일 17일동안 캐나다 밴쿠버와 휘슬러에서 82개국 5,500여명의 선수와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은 선수 46명, 임원 37명이 참가해 금6, 은6, 동2 등 총 14개의 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역대 최고성적인 종합순위 5위를 차지했다.

베후도시로는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밴쿠버시(58만명)와 리치먼드시(19만명), 휘슬러리조트자치구(1만명) 등이 대회에 참여했다. ▲바이애슬론 ▲봅슬레이·스켈레톤 ▲루지 ▲스키 ▲빙상 ▲아이스하키 ▲컬링 등 7개 종목, 17개 세부종목, 그리고 86개 세부경기가 열렸다.

티켓은 올림픽대회(160만장)와 장애인올림픽(25만장)을 합해 총 186만 여 장이 판매되었다.

◇시설현황

퍼시픽콜리세움(1968, 피겨·쇼트트랙)과 캐나다 호키 플레이스(아이스하키I), BC플레이스 스타디움(올림픽 개·폐회장) 등 기존 경기장이 밴쿠버올림픽 대회 경기장으로 활용됐다.

휘슬러 올림픽 파크(1,316억원, 스키점프·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와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1,958억원, 스피드 스케이팅), 도그 미첼 선더버드 애리너(526억원, 아이스하키II)와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1,155억원,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등이 밴쿠버동계올림픽을 위해 총 4,955억원이 투입돼 새롭게 건설됐다

올림픽 경기가 치러진 경기장들은 올림픽 이후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임시시설로 만들어진 휘슬러 올림픽 파크는 공공시설로,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은 아이스링크·코트·체육관·200m 트렉 등의 다목적 시설로, 그리고 퍼시픽 콜리세움은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 캐나다 호키 플레이스와 도그 미첼 선더버드 애리너는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밴쿠버 올림픽 센터는 하키링크·체육관·도서관·컬링경기장으로, 그리고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는 경기장 및 다목적 시설로 이용중이다.

◇대회 개최 결과

밴쿠버동계올림픽대회에서는 19억 캐나디언달러(C$)(한화 2조900억원 상당)가 조직위원회 예산으로 소요됐다. 이 중 18억 C$는 밴쿠버와 중앙정부가 지원했고 나머지 1억 C$는 올림픽스폰서와 티켓판매금, TV중계료와 IOC지원 등을 동해 충당됐다.

경기장 건설에는 총 6억300만 C$(6,633억원)가 들어갔는데, 주정부와 중앙정부가 각각 50%씩 부담했으며, SOC 등 기반시설 확충에는 50억 C$(5.5조원)가 투자됐다.

밴쿠버올림픽조직위원회는 IOC결과 보고서 등을 인용, 동계올림픽대회 개최를 통해 ▲캐나다 경제성장 0.8% ▲4만5,000개 일자리 창출 ▲GDP생산효과 25억 C$(2.75조원) ▲캐나다 국내관광 소득증대 5억 C$(5,500억원) 등의 경제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 17일간의 대회 기간동안 VISA카드 외국인방문객 사용액은 1억1,500만 US$(1,265억원), 그리고 밴쿠버와 휘슬러지역의 소비는 48%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전세계 18억명 이상이 시청하고 38억명이 청취했는데, 이는 2006토리노올림픽 보다 2배나 많은 수치이며, 2.75억명이 밴쿠버올림픽 웹사이트에 접속한 것으로 통계됐다.

특히, 밴쿠버동계올림픽조직위는 올림픽 개최가 캐나다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촉매제 역할과 밴쿠버 시민들의 참여의식향상,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 고취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실패한 유산과 성공한 유산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실패한 유산으로는 ‘올림픽 선수촌’이, 그리고 성공한 유산으로는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 스케이트 경기장이 꼽힌다.

올림픽 기간 중 2,800명의 선수와 코치, 관계자 숙소로 사용된 ‘올림픽선수촌’은 건설비용 10억 C$(1.1조원)가 투입된 고급형 주거형 콘도로 20여 채의 빌딩들이 수로를 따라 배치돼 있다.

올림픽선수촌은 경쟁력을 잃어 낙후된 지역이었던 ‘남동부 펄스크릭’에 건설됐으며, 2003년 밴쿠버가 동계올림픽 개최도시로 선정됐을 때, 밴쿠버시는 이 지역을 개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환영했었다.

올림픽선수촌으로 사용됐던 올림픽빌리지는 2010년 4월7일 밴쿠버시로 환원되어 1만6,000명의 보금자리로 활용되고 있으며, 재개발된 빌리지 내에는 커뮤니티센터와 69개의 어린이집, 그리고 공공플라자 등이 들어서 있다.

올림픽선수촌이 실패 사례로 거론되는 이유로는 고급형 전략의 실패와 2008년 세계경기침체 및 부동산 시장 붕괴를 들 수 있다.

올림픽빌리지는 당시 밴쿠버 중산층들도 비싸게 여길 정도로 고급형 콘도로 지어졌는데, 현재까지도 737개의 콘도 중 300여개 가량이 미분양된 상태이다.

특히, 2010년 11월부터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밴쿠버 시민들은 올림픽으로 인해 모두 채무자가 돼버렸다.

또한 밴쿠버는 세계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인기있는 곳으로 올림픽 후 분양 및 임대가 순조롭게 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겹쳐 올림픽빌리지 원 개발자는 부도가 났으며, 결국 IOC에 올림픽빌리지타운을 보증한 밴쿠버시가 어쩔 수 없이 이 건설사업을 떠맡아 건설비용 10억 C$(1.1조원)의 3/4를 지출해야 했다.

현재 밴쿠버시는 콘도가 모두 분양되기 전까지는 돈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며, 콘도가격이 1/3정도 할인돼 재분양 공고가 나간 상황이지만, 모든 분양이 끝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4성급 올림픽선수촌 사업은 대 실패로 끝났다. 밴쿠버 올림픽 선수촌 사례는 현재 강원도개발공사의 ‘알펜시아’의 향후 처리와 관련해 좋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밴쿠버동계올림픽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1억7,800만C$(1,958억원)가 투입돼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 건설됐다.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올림픽 이후 철거하고 복합 스포츠시설로 정비되었으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공용 레크레이션 센터로 인정받고 있다.

시설로는 아이스하키 경지장 2개와 농구·배구 겸용 경기장 8개, 체조경기장과 다용도 러버플로어 스포츠코트, 200m 러닝트랙과 110m 스프린터 레인, 탁구·배드민턴 코트와 헬스클럽 등이 들어서 있다.

리키몬드 올림픽 오벌이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는 것은 설계단체부터 사후 활용방안을 충분히 고려했던 점을 들 수 있다. 밴쿠버시에서는 설계단계부터 이 건물이 향후 60~80년간 시민을 위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고려했으며, 이 고려사항들을 올림픽 규격에 맞게 경기장에 구현했다.

또한 회원권이 순조롭게 분양된 점도 성공의 한 이유다. 모든 시설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고, 흡음효과를 갖춘 수려한 지붕과 프레이저강 및 눈 덮힌 산을 조망할 수 있는 유리벽 등 우수한 시설은 티켓가격이 월 58 C$인 멤버쉽 카드 3,000개 전량 판매를 가능하게 했다.

현재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은 다른 올림픽 유산과는 다르게 흑자 운영중이며, 연간 회원권으로만 23억원의 수익이 나고 있다.

특히,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이 밴쿠버 도심으로 가는 새로운 기차노선의 정차역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이점은 리치몬드를 밴쿠버의 한 귀퉁이에서 시민들이 즐겨 찾는 다운타운으로 변모케 했다.

◇ 시사점

밴쿠버 올림픽선수촌 사례는 현재 강원도가 겪고 있는 ‘알펜시아’ 상황을 놓고 볼 때 실패 사례로써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알펜시아는 1.1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하루 이자로만 1억2,000만원이 빠져나가고 있다. 고급형 빌리지는 아직까지도 미분양된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있어 알펜시아는 큰 우환이 될 것이다.

밴쿠어 올림픽 오벌은 총 5개의 빙상경기장이 건설되는 강릉시에서 적극 수용 및 검토해 봐야 할 사례이다.

아직 본격적인 건설이 추진되기 전인 빙상경기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실내 스포츠활동 및 실내놀이를 할 수 있는 시설로 전환되도록 해야 한다.

강릉에 밀집된 5개의 빙상경기장을 클러스터로 조성, 주제별·분야별로 분류함으로써 실내 스포츠 및 실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또한 올림픽 이후 실내시설 변경이 가능하도록 민간자본투자유치를 추진하는 한편, 모든 실내시설을 사용 가능한 시설이용 회원권으로 분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 사례로부터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kskang197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