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층 아파트 세우면 울산바위 가린다"…'950→759세대' 축소에도 논란
원암리 옛 콘도부지에 8개동 추진…속초지역서 조망·생태 영향 우려
군, 조망 시뮬레이션 거쳐 950→759세대 축소…"경관 영향 최소화"
- 윤왕근 기자
(강원 고성·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설악산 울산바위 인근에 최고 16층, 759세대 규모의 대단위 아파트 건립이 추진되면서 설악권의 대표 경관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 예정지는 미시령을 거쳐 고성과 속초로 진입하는 길목인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대다. 고성군은 울산바위 조망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아파트 높이와 세대수를 대폭 줄였다는 입장이지만, 속초지역을 중심으로 설악산과 울산바위 주변 대규모 공동주택 개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산 89-2번지 일원 5만9416㎡ 부지에 759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건립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계획은 지하 6층~지상 12~16층, 8개 동, 연면적 17만5265㎡ 규모다.
이곳은 울산바위와 인접한 데다 미시령 일원에서 고성·속초 방면으로 이어지는 설악권의 주요 관문에 자리하고 있다. 인근에는 원암저수지도 있다.
특히 최고 16층에 달하는 공동주택 8개 동이 들어설 경우 보는 위치에 따라 울산바위 경관 일부가 가려질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실제 고성군 역시 사업계획 심의 과정에서 울산바위 조망에 미치는 영향을 주요하게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사업자가 제출한 계획은 8개 동 모두 17층, 총 950세대 규모였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고성군 건축·경관 공동위원회에서 재검토 결정이 내려졌다.
군은 주요 도로와 관광지 등 약 20~25개 지점을 대상으로 조망 시뮬레이션을 실시했고, 당초 계획대로 17층 건물 8개 동이 들어서면 일부 지점에서 울산바위가 크게 가려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지형의 고도차와 지점별 조망 영향을 고려해 각 동의 높이를 12~16층으로 차등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세대수도 950세대에서 759세대로 191세대 줄었다. 변경된 계획안은 지난해 9월 재심의에서 조건부 의결됐다.
고성군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처음에는 8개 동이 모두 17층이었는데 어느 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울산바위가 많이 가리는 부분이 있었다"며 "지형 자체에도 고도차가 있어 시뮬레이션을 통해 많이 가리는 쪽은 12층까지 낮추는 등 동별로 층수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변경된 계획에서도 울산바위 조망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100% 완전히 보인다거나 밑부분까지 다 보인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며 "밑부분이 일부 가리는 곳은 있지만 기존 계획에서는 특정 지점에서 많이 가리는 부분이 있어 이를 고려해 층수를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속초지역에서는 울산바위 주변 대규모 공동주택 건설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정호 강원도의원(속초)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행정구역상 고성군 소관이지만 속초의 관문"이라며 "아파트 건립 시 설악산과 울산바위 조망뿐 아니라 생활권과 생태·경관적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속초시와 함께 해당 사업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고성군으로서는 30년 넘게 방치된 옛 콘도미니엄 사업부지를 정비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부지는 1990년 콘도미니엄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1993년 공사가 시작됐지만 중단됐다. 현재 지상 건축물은 없지만 당시 시공된 지하 구조물이 남아 있다.
군은 장기간 방치된 구조물과 부지를 정비해야 한다는 점 역시 현재 공동주택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장기 방치시설 문제에 대해 "30년 정도 방치돼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공동주택 사업이 최종 승인된 것은 아니다. 군에 따르면 교통·환경·재해 관련 영향평가와 고성군 건축·경관 공동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현재 강원도 건축위원회 심의를 위한 사전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도 건축위원들이 건축계획과 경관 등을 검토해 보완 의견을 제시하면 사업자 측이 이에 대한 반영 여부와 보완계획 등을 제출하게 된다. 이후 정식 심의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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