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감 3분 전"…눈치싸움 속 양양송이 첫 공판서 1등품 120만원

지난해보다 열흘 빨리 열린 첫 공판 현장…110.65㎏ 쏟아져
마감 직전까지 가격 고심…조합장 "비 내려 산에 습기, 생육환경 좋아져"

17일 오후 강원 양양군 양양속초산림조합에서 열린 2026년 양양송이 첫 공판에서 최고 등급인 1등품 송이가 공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1등품 양양송이는 1㎏당 120만 1900원에 낙찰됐다. 2026.9.17 ⓒ 뉴스1 윤왕근 기자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입찰 마감 3분 전입니다."

17일 오후 4시 37분 강원 양양군 양양속초산림조합 지하 공판장. 올해 첫 양양송이 공개경쟁입찰 마감을 알리는 안내가 나오자, 공판장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입찰서를 앞에 둔 참가자들은 마지막까지 가격을 고심했다. 다른 입찰자들이 얼마를 써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 이날 들어온 송이의 물량과 품질을 따져 자신이 생각한 1㎏당 가격을 종이에 적어내는 '눈치싸움'이 막판까지 이어졌다.

공판장 한편에는 이날 오전부터 수매된 송이가 등급별로 분류돼 있었다. 최고 등급인 1등품에는 금색 띠지가 둘러져 있었다. 갓이 아직 완전히 벌어지지 않은 굵직한 송이들이 바구니를 채웠다. 2등품에는 은색 띠지가 붙었다.

전도영 양양속초산림조합장은 금색 띠를 두른 송이를 가리키며 "금색이 1등품이고 은색이 2등품"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오후 강원 양양군 양양속초산림조합에서 열린 2026년 양양송이 첫 공판을 앞두고 입찰 참가자들이 공판 진행과 관련한 안내사항을 듣고 있다. 2026.9.17 ⓒ 뉴스1 윤왕근 기자

오후 4시 40분.

"입찰 마감하겠습니다."

마감 선언과 함께 올해 첫 양양송이의 가격을 결정할 입찰이 끝났다. 곧이어 결과가 공개되자 참석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공판 현황을 표시한 전광판으로 향했다. 일부는 휴대전화를 꺼내 화면에 나타난 첫 공판 결과를 사진으로 남겼다.

올해 첫 양양송이 1등품 낙찰가는 1㎏당 120만 1900원이었다. 2등품은 80만900원, 3등품 63만7200원, 4등품 56만900원, 등외품은 35만900원에 각각 낙찰됐다.

이날 공판에 부쳐진 양양송이는 모두 110.65㎏이었다. 1등품 8.30㎏을 비롯해 2등품 5.94㎏, 3등품 24.08㎏, 4등품 15.33㎏, 등외품 57㎏이다.

17일 오후 강원 양양군 양양속초산림조합에서 열린 2026년 양양송이 첫 공판에서 한 입찰 참가자가 입찰서를 작성하고 있다. 2026.9.17 ⓒ 뉴스1 윤왕근 기자

첫날부터 눈길을 끈 것은 가격 못지않은 물량이었다.

지난해 9월 27일 첫 공판에 들어온 송이는 29.8㎏에 불과했다. 올해는 첫 공판 자체가 지난해보다 열흘 빨라졌는데도 110.65㎏이 들어왔다. 지난해 첫날의 약 3.7배다.

최고 등급인 1등품만 놓고 봐도 지난해 첫날 1.56㎏에서 올해 8.30㎏으로 5배 이상 늘었다.

가격 역시 지난해 첫 공판보다 높았다. 지난해 첫날 1등품 낙찰가는 1㎏당 113만 7700원이었다. 올해는 120만 1900원으로 6만 4200원, 약 5.6% 올랐다.

공판장에서 만난 전 조합장은 예년보다 이른 송이 출하와 늘어난 물량의 배경으로 올여름 산에 공급된 수분을 꼽았다.

전 조합장은 "지난해 첫날에는 30㎏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올해는 110㎏이 나와 3배 이상의 물량이 나왔다"며 "지난해와 재작년에는 9월 27~28일쯤 입찰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열흘가량 당겨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와 재작년에는 여름이 뜨거웠고 비도 잘 오지 않았지만 올해는 더운 가운데서도 한 달에 한두 번씩 이틀, 사흘가량 비가 내렸다"며 "산에 습기가 유지되면서 버섯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좋아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상황을 보면 이제 송이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강원 양양군 양양속초산림조합에서 열린 2026년 양양송이 첫 공판에서 참석자들이 전광판에 공개된 공판 결과를 촬영하고 있다. 이날 양양송이 1등품은 1㎏당 120만1900원에 낙찰됐다. 2026.9.17 ⓒ 뉴스1 윤왕근 기자

예년보다 일찍 열린 첫 공판에서 물량과 1등품 가격 모두 지난해 수준을 웃돌면서 공판장에서는 올해 작황과 향후 출하량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됐다.

양양송이 공판량은 최근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5324㎏에서 2024년 5729㎏, 지난해 5885㎏으로 2년 사이 561㎏(10.5%) 늘었다.

지난해 전체 공판 기간 1등품의 1㎏당 낙찰가는 최고 161만 1200원, 최저 48만 7700원을 기록했다. 등외품 최저가는 15만 5100원이었다.

양양송이는 2006년 산림청 지리적표시 임산물 제1호로 등록됐다. 한편 올해 양양산 송이를 맛보고 즐길 수 있는 '2026 양양송이축제'는 10월 16~18일 양양 남대천 둔치와 다목적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전도영 양양속초산림조합장이 17일 오후 강원 양양군 양양속초산림조합에서 열린 2026년 양양송이 첫 공판에서 관계자가 최고 등급인 1등품 송이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1등품 양양송이는 1㎏당 120만1900원에 낙찰됐다. 2026.9.17 ⓒ 뉴스1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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