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2차 공공기관 이전, 이미 원주로 가닥?…강릉서 커지는 반발

강릉시의회 "특정지역 사전 배제 안돼…공정하게 평가해야"
우상호 "기존 혁신도시 이외 지역 가능성 없어보여" 최근 발언

김용남 강원 강릉시의원이 9일 열린 제332회 강릉시의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전체 의원 19명이 참여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관련 공정한 검토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강릉시의회 유튜브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놓고 강원도와 강릉지역의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우상호 강원도지사가 최근 정부의 '기존 혁신도시 우선' 원칙을 들어 사실상 원주 이외 지역으로의 이전 가능성에 선을 그은 가운데 강릉시의회가 "강릉의 가능성을 미리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공식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강릉시의회는 9일 김용남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전체 의원 19명이 참여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관련 공정한 검토 촉구 성명서'를 통해 강원도와 정부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이전지역 검토를 촉구했다.

시의회는 성명에서 "최근 도지사의 기자간담회 발언으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지 선정 과정에서 동해안권 중심도시인 강릉이 사전에 배제될 수 있다는 지역사회의 우려와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기존 혁신도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특정 지역의 가능성을 사전에 제한하는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관 기능과 지역산업 연계성, 정주 여건, 교통 접근성, 지역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영동·영서 간 균형발전 차원에서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권에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강원도지사가 지난 7일 도청 신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강원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이는 지난 7일 우 지사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입장에 따른 반응으로 읽힌다.

우 지사는 당시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혁신도시 이외 지역에는 공공기관을 이전할 생각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이 뛴다고 해서 지역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중남 강릉시장에게도 이 같은 상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우 지사는 국토교통부 장관과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과 논의한 결과를 언급하며 정부 지침이 바뀔 가능성이 낮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강릉지역에서는 정부의 최종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원도가 먼저 가능성을 닫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김중남 시장도 앞서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이전의 근본적인 목표는 분권과 균형발전"이라며 "강원도에 온다고 하면 몽땅 다 강릉으로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영동권 중심의 공공기관 이전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따라 도는 정부의 현실적인 이전 원칙을 고려해 원주혁신도시 중심 대응에 무게를 두는 반면, 강릉지역은 국가균형발전에 더해 강원도 내부의 영동·영서 균형발전까지 이전지역 선정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서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김중남 강원 강릉시장이 지난 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릉시민의 날 기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강릉시 유튜브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논쟁은 21년 전 강원혁신도시 선정 과정과도 맞물린다.

강릉은 2005년 제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원주, 춘천 등과 혁신도시 유치 경쟁을 벌였지만 그해 12월 원주 반곡동 일원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에도 강릉지역에서는 춘천의 행정기능, 원주의 기업도시와 함께 강릉에 혁신도시를 조성해야 영동·영서 간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논리가 제기됐다.

현재 강릉은 공공기관 유치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범시민 추진단 구성을 추진하는 등 2차 이전 유치전에 뛰어든 상태다.

한편 강릉시의회는 이날 성명에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에서 강릉의 가능성을 미리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강릉 역시 지역의 특성과 강점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받을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