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뺑소니 뒤 "2억 줄게" 운전자 바꿔치기…30대 2심도 실형

친구에게 허위자백 대가 1억→2억 제안…징역 2년 2개월 유지

춘천지법.(뉴스1 DB)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무면허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뒤 친구에게 2억 원을 주겠다며 대신 운전했다고 허위 진술하도록 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1-1형사부(이근영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기소된 A 씨(35)의 항소심에서 A 씨와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징역 2년 2개월)을 유지했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9월 25일 오전 1시쯤 원주시 단구동의 한 식당에서 판부면 서곡리의 한 사거리까지 약 3.5㎞를 무면허로 운전한 뒤 신호를 위반해 B 씨(57)가 몰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B 씨는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었다.

사고 직후 A 씨는 사고 차량 차주의 남편이자 범행 직전까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C 씨(35)에게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C 씨가 사고 차량을 운전한 것처럼 경찰에 허위 진술해 달라고 부탁했다.

A 씨는 C 씨에게 "나는 음주운전 전과도 있고 무면허운전이라 처벌을 크게 받을 것 같다"며 "그렇게 해주면 내가 1억 원을 주고 벌금도 다 내주겠다"고 말했다.

C 씨가 사건 당일 오후 "이 사건은 내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사건인 것 같다. 조사를 받는 순간 구속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못하겠다"고 하자 A 씨는 "1억 원이 아니라 2억 원을 주겠다. 약속대로 조사를 받아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에 C 씨는 같은 날 오후 경찰서에 출석해 자신이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고 허위 진술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A 씨가 과거에도 범인도피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으로 4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해 A 씨에게 징역 2년 2개월을 선고했다.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기소된 C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A 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각각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형을 변경해야 할 정도의 특별한 사정 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며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han123@news1.kr